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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의 자리 - 먹히지 않고 늙어가는 동물들을 만나다
김다은.정윤영.신선영 지음 / 돌고래 / 2024년 10월
평점 :
일반적으로 다수의 사람이 봉사를 하러 가는 유기동물 보호소와 동물의 자리에서 소개된 생추어리는 결이 다르다. 유기동물 보호소에 거주하는 동물의 90%가 개와 고양이로 반려동물로 분류되며 어느 정도 사람에게 익숙한 동물이다. 사람과 함께 살아본 경험이 있는 개체도 있고 유기동물 보호소의 목적은 장단기 보호가 아닌 (쉽지않지만) 입양을 우선으로 두고 있다. 생추어리에 살고 있는 대부분의 동물은 농장동물로 분류되는 대동물이다. 소, 말, 곰, 돼지는 일반적으로 도시에서 반려동물로 살기 어렵다. 숙련된 사람이 돌보아도 사고가 나기 일수다. 동물의 문제가 아니다. 인간동물이 살고 있는 도시라는 장소가 인간 외 동물에게는 낯설거나 불편한 장소인 것이다. 동물의 자리를 만들기 위해서는 인간 동물이 비켜주어야 하는 상황이 필요하다. 어떤 방식으로던지 말이다.
소, 말, 곰, 돼지가 사는 곳은 생추어리라고 하여도 한국의 법에서는 축산업으로 분류될 수 밖에 없다. 한국에서 법을 지키면서 생추어리를 지속하려면 축산법 시행규칙에 따라 축사의 사육규모나 단위면적당 사육두수 등의 기준이 정해져 있고 가축분뇨의 관리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 의거한 배출시설을 설치하고 허가를 받아야 한다. 전염병이나 감염병이 있던 곳에서는 가축사육제한구역이 있을 수 있어 이 역시 지켜야한다. 지자체에 따라 다르지만 민가와의 거리도 어느 정도 떨어져 있어야 했다.
왜 인간동물은 비인간동물에게 계속 비키라고 하는지 잘 모르겠다. 어떤 경우에는 비인간동물을 위하여 인간동물이 비켜야하는 법이 필요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