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의 실수
강지영 지음 / STORY.B(스토리비)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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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의 실수'의 주인공은 어떻게 보면 2명이다. 도서 제목에 이름이 고정되어 있는 유양, 그리고 유양을 닮고 유양의 삶을 원하는 단화. 단화는 불법체류자로 온전하고 안정적인 삶을 살기 위해 유양의 신분이 필요하였고, 유양은 차갑고 냉정하다고 느껴지는 사회의 일원으로 남아있길 원치 않았다. 단화가 유양을 만나게 되고 유양이 단화를 돕게 된 것은 어찌보면 서로의 Needs가 확실하였기 때문이라고 생각되었다.

유양의 실수라고는 하지만 실제로 실수인지 의도된 행동인지 알 수 없는 삶의 형태가 쌓여서 결과로 도출된 것 뿐이었다. 사건이 전개되고 과거가 밝혀짐에 따라 유양의 실수가 '과연 유양만의 실수로 정의될 수 있을까?'라고 의문을 가질수밖에 없었다. 물론 유양이 한 행동이 '옳다'거나 '정의롭다'거나 '사회적으로 착한 행동'으로 보여질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사회에는 질서와 안전을 위해 합의된 내용이라는 것이 있기 때문이다. 단지, 가족 내에서 유양에게 행해진 행동은 '사회적으로 불법은 아니지만, 한 개인의 인간성을 말살시키기 좋은 조건'이 형성되어 있었다고 생각되었다. 그 이유 중 하나는 가족 구성원의 장애로 표출되었지만, 사실 이 부분은 가족 내에서 유양을 정서적으로 학대하기 위한 장치였을 뿐이라고 생각된다. 실제 현실과 실제 사회에서는 표출된 문제보다는 보여지지 않는 것이 더 위험한 법이기 때문이다.

유양이 '실수'를 저지르게 된 이유는 유양의 언니가 뇌병변 장애가 있고 이로 인해 언니를 질투하다가 한 행동과 유년기 시절 부모와 연대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정의된다. 장애인 형제/자매가 있는 경우 일반적으로 부모의 관심과 자원이 비장애 형제/자매보다는 장애인 형제/자매에게 더 많이 투여되는 경향이 있으며, 원하지 않아도 비장애 형제/자매가 장애인 형제/자매의 second 보호자가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비장애 형제/자매는 소외감이나 우울 같은 정서적 문제가 발현되기도 한다. 유양의 실수는 이런 정서문제가 극대화된 케이스를 미스터리 장르로 풀어냈다고 생각된다. 개인적으로 소설에 나와있는 '실수'는 심각한 사회적 범죄이지만, 우리가 살면서 사회적으로 장애인 당사자 뿐만 아니라 장애인 가족과 비장애 형제/자매에 대한 정서 지원에 대한 부분을 제대로 논의 하지 않았음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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