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 중독 - 왜 세상은 분노에 휘둘리는가
조시 코언 지음, 노승영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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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적으로 분노는 일시적 감정이 아니다. 인간의 무의식에 있는 심리 상태가 부정적으로 축적될 때 분노가 각인되며 타인에 대한 공격, 냉소적인 감정, 우울함 등으로 표현되기도 한다. 나는 분노 중독에서 조쉬 코언은 정치인이 대중의 분노를 정치적 이익을 위해 전이시키는 것에 심층적으로 분석한 부분을 유심히 읽었다. 정치인의 분노 전이는 단순하게 감정조작으로 끝나는 것이 아닌 무의식을 교묘하게 악용한 심리적 조작이 되기 때문이다. 히틀러 역시 이런 분노 전이를 사용하여 유태인을 학살하였다.

현대사회에서 다수의 사람은 경제적 불안, 정체성 혼란 같은 이유로 사회적으로 소외된다. 사회적 소외로 인해 느끼는 무력감과 불안은 해소가 어렵기 때문에 분노로 전환된다. 문제는 무의식에 내재된 분노는 추상적이고 분노를 하는 인간 스스로 근원을 명확하게 알지 못하기 때문에 사회적 혼란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정치인은 자신을 지지하는 집단이 가지고 있는 문제의 원인을 해소하기보다는 타자화된 적을 만들어 분노를 외부집단으로 향하게 만든다. 그 집단은 자신의 분노를 만든 원인을 제거하지 못하고 외부에 있는 적으로 타자화된 집단과 싸우게 되니 자기 파괴를 하게 되고 공적 담론에 대해 감정적으로 싸우며, 진실을 찾기보다는 자신의 분노를 해소할 가짜뉴스를 찾게 된다. 사람이 누구나 가지고 있는 불안을 악용하고 무의식에 기반한 심리를 가지고 선동을 하는 사회는 히틀러와 무엇이 다를까?

나는 조쉬 코언이 유용한 분노라고 쓴 부분을 읽으면서 우리가 분노를 타인에 대한 공격이 아닌 창조적 감정의 원천으로 바꾸길 바란다. 인간은 분노를 없앨 수는 없다. 하지만 분노를 일으키는 욕망을 이해하고, 이를 표현하는 방법을 윤리와 공감으로 바꾼다면 세상이 긍정적으로 바뀔 수 있지 않을까? 퀴어 퍼레이드는 세상에서 억압받고 배제된 LGBTQAI+가 분노를 창조로 바꾼 사례라고 생각된다. 퀴어 퍼레이드에서는 이성애 중심의 젠더 규범에서 벗어나 자신의 성적 지향과 정체성을 예술적으로 표현하고 다양한 사회적 연대를 보여주는 하나의 문화가 되었다. 퀴어퍼레이드는 분노를 억제하지 않지만, 이를 다른 사람에 대한 공격으로 사용하지 않는다. 우리 사회가 분노에서 끝나지 않고 서로 연대하고 공감하며 새로운 창조를 위한 방법을 찾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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