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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펜하우어 서재에서 훔친 인생지혜 77선 ㅣ 철학 인문 시리즈
아르투어 쇼펜하우어 지음, 김철 편역 / 히읏 / 2025년 8월
평점 :
'쇼펜하우어 서재에서 훔친 인생지혜 77선'의 목차를 보면 고통을 응시하라는 것이 제일 처음 나온다. 쇼펜하우어는 삶의 본질은 고통이라고 생각하였고, 고통을 받아들이는 것이 삶을 살아가는 첫 번째 요인이라고 생각하였다. 쇼펜하우어의 철학을 잘못 이해한다면 비관주의적이고 염세주의자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천천히 생각을 해보면 19세기 낙관적인 자유주의, 낭만주의, 계몽주의에 대한 비판인 것을 할 수 있다. 인간의 이성이 완전한 행복을 만들 수 있다는 19세기 철학은 오히려 비이성적이며 인간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 한 부분이라 생각했다. 인간의 삶이 고통스러운 이유를 더 깊이 이해하고, 있는 그대로 바라보기 위한 현실주의자이며 개인 위주의 자유주의가 아닌 사회 내에서의 관계에 대한 부분도 이야기하고 있다. 3장에서의 타인과의 관계나 4장에서 스스로를 알아야 한다는 부분은 쇼펜하우어의 이런 철학을 반영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유튜브 철학하루를 운영하고 있는 김철 작가가 첫 번째 책을 출간하면서 쇼펜하우어를 선택한 이유는 각종 SNS는 난무하지면 여전히 인간은 외롭고, 인간관계는 힘든 상황에서 개인주의가 아닌 개인을 넘어 사회 내에서의 관계를 말하며 공동체적 윤리관에 대하여 이야기 하고 싶었기 때문이 아닐까? 쇼펜하우어의 철학은 복지국가 사상에 철학적인 토대가 되었으며, 현대 사회에서 이야기하는 환경윤리와 돌봄에 대한 공동체의 책임과도 연관성이 있다. 인간이 하나의 객체가 아닌 상호의존적이고 관계에 영향을 받는 존재라는 것은 오늘날 우리 모두에서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한다. 인간은 각자의 성격, 신념, 취향이 있고 이것을 존중받고 싶어한다. 개인의 취향이나 기호를 서로 인정하고 존중하자는 의미인 '취존'이라는 단어가 존재하는 이유다. 중요한 점은 자신의 취향을 존중받고 싶어하는 만큼 다른 사람의 취향을 존중하고자 하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취향이란 인간이 가지고 있는 의지가 발현되는 방식으로 볼 수 있다. 문제는 개인이 발현된 의지가 충돌할 때이다. 쇼펜하우어의 철학에서 윤리적 행위란 나의 의지를 절제하여 타인의 고통을 줄이는 것이다. 취향 존중이라는 단어로 개인의 자유를 극대화 하는 것이 아니라, 타인의 존재를 나처럼 동등하게 인정하고 서로 존중하며 공존하는 사회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취존이라는 단어로 벽을 치면 인간에게 고독만이 남지만, 취존으로 서로에게 공감한다면 건강한 관계를 만들 수 있다는 생각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