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트 맥머리에서 일어난 화재는 그 지역에서 살고있는 인간동물 군집 전체에게 상당히 충격적인 일이었다. 뜻하지 않은 화재로 인해 집을 잃고, 생계를 걸고 오일샌드에서 일한 노동자의 모든 것을 불태워버렸다. 문제는 산불이 단순한 자연재해를 넘어 인간동물이 석유와 맺은 계약의 결과물이라는 것이다. 자연적인 상태에서 발생한 산불과 달리 인간 동물의 욕망으로 높아진 기온과 메마른 숲에서 붙은 불은 더 크고 오래 지속되며 모든 것을 집어삼켜버린다. 포트 맥머리에서 일어난 불은 단순히 인간동물의 1회성 비극이 아니라 지구가 새롭게 만드는 기후변화의 한 장면이다. 지구는 꺼지지 않는 불을 만들어 인간동물이 만든 모든 것을 없애버리고 다시 새로운 형태의 사회를 만들고 싶은 것일지도 모른다. 숲을 없애고, 대지를 뒤엎으며, 바다의 수온을 높여 빙하를 녹이는 인간 동물의 활동은 결국 부메랑이 되어 다시 되돌아오고 있는 것이다. 인간동물은 지구의 생태계와 함께 살아갈 방법을 다시 찾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