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는 왜 실패하는가 - 분열의 시대를 극복하기 위한 문제 제기
벤 앤셀 지음, 박세연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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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는 왜 실패하는가'를 읽으면서 단기적이고 협소하게는 지금 당장 한국의 경제와 저출산(저출생) 문제를 해결할 방안이 있는지에 대해 고민하게 되었다. 단기적이고 협소한 문제가 장기적이고 전세계적인 문제인 지구의 기후 대폭발와 자연 생태계 파괴와 직접적인 연관이 되어있기에 인간이 과연 정치적으로 합리적인 선택을 할 수 있는가도 의문이었다. 사회복지와 관련된 일을 하면서 정치적으로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지만 나는 사실 '민주주의에 의거한 정치'를 믿지 않는다. 여태까지 한국의 선거를 보면서 인간은 자신의 경제에 이익이 되는 평등만을 추구하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정치가 실패하는 이유는 '정치' 자체가 올바르지 못한 속성을 가지고 있어서라기보다는 현재의 정치를 선택한 시민이 누구인가와 그 시민의 가지고 있는 사회적 배경이 어떤 것인가를 진지하게 고민해봐야하는 문제다. 한국의 사회적으로 발전되고 민주적인 나라라고 하지만 신자유주의 아래에서 경제적 불평등은 강화되고있는 나라이다. 2023년 한국의 출산율/출생율 0.72명이 된 이유는 이런 경제적 불평등으로 인한 청년의 사회적 고립과 불안정한 상황이 큰 영향을 주었으나, 개선이 없는 것은 정치에서 큰 목소리를 내는 집단이 청년이 아닌 노인으로 보여지기 때문이다. 2021년 7월 기준으로 한국의 연령별 인구를 살펴보면 40세 이상의 인구가 전체인구의 57%, 39세 이하 인구가 43%이다. 만 0-19세 인구까지는 투표를 할 수 없으니까 투표가능인구로 보면 2021년 기준 거의 70%에 달하는 인구가 40세 이상이라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정치는 미래를 책임지라고 떠넘기고 있는 39세 이하의 인구보다는, 현재를 살고있는 40세 이상의 인구의 눈치를 볼 수 밖에 없으며 미래가 아닌 현재를 위한 정책결정밖에 못 하는 것이다. 세대 갈등 중에 보다 어린 세대가 나이가 많은 세대에게 자주 사용하는 단어 중 '너희가 우리를 위해 한 것이 뭐가 있느냐'라는 발언이 여기서 나올 수 밖에 없는거다. 40세 이상의 인구는 자신의 경제적 불평등을 지속하기 위한 선택을 하다보니 미래를 살아야하는 39세 이하의 사람에게 불리한 선택을 하는 것이고 이 때문에 민주주의는 모든 사람의 의견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초기 민주주의 사회라고 말하는 그리스에서도 보여지는 문제인데, 그리스에서 민주주의가 가능했던 이유는 민주주의에 참여했던 사람이 그리스에 살고있는 20세 이상의 남성이었으며, 그외 여성, 외국인, 아동/청소년, 노예의 의견은 반영되지 않았다. 지금의 민주주의도 그렇다. 어느 정도 경제적 안정과 자본이 있는 40세 이상 인구의 목소리는 최대치로 반영되는 반면, 저소득이거나 안정적이지 못한 인구, 투표권이 없는 아동 및 청소년의 목소리는 최저 혹은 아예 반영이 되지 않기 때문에 민주주의가 실현되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정치가 왜 실패하는가'라는 의문은 사회적 시스템이 실패한 것을 정치의 탓으로 돌리는 것이 아닐까? 정치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만인을 위한 만인의 평등 뿐만 아니라 우리가 합리적이라고 생각하는 시스템에 허접이 있는지부터 생각해봐야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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