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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신자
비엣 타인 응우옌 지음, 김희용 옮김 / 민음사 / 2023년 6월
평점 :
동조자는 그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고 의심받지만 자신의 공산주의 이념을 버릴 수 없었던 화자의 모습이 보였다면 헌신자에서는 믿었던 이념에 배신당하고 전쟁에 가족을 잃은 친구의 상처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나가는 자본주의자로서의 모습에 괴로워하는 느낌이었다. 화자는 프랑스인과 베트남인의 혼혈로 태어났지만 프랑스인 아버지가 사제인 연유로 아버지를 아버지라 제대로 부르지 못했으며, 화자에게 무한한 애정을 쏟은 베트남인 어머니의 죽음을 보지 못했다. 아버지를 싫어하듯 아버지의 나라 프랑스를 혐오하면서 아버지에게 인정받고 싶듯이 프랑스에서의 살을 지키고 싶고, 베트남인 어머니를 그리워하듯이 공산주의 이념을 믿었지만 어머니가 죽음으로 화자를 떠난 것 처험 공산주의 이념은 그를 배신자로 몰아갔다. 아버지의 나라 프랑스와 어머니의 나라 베트남, 그 어디에도 속할 수 없었던 혼혈인의 삶처럼 자본주의와 공산주의라는 두 이념 모두 화자의 것은 아니었던 것 같다. 자본주의자 친구 본과 공산주의자 친구 만 사이에 놓여진 화자가 안정적이지 않고 솔직할 수 없었던 것은 이념때문이었을까 아니면 섞였지만 융화되지 않은 프랑스와 베트남의 피 때문이었을까? 화자가 공산주의 이념에서 배신자로 낙인찍히고 버려진 후 프랑스로 넘어와 자본주의라는 미명아래 마약을 판매한 것은 자신을 버린 이념에 상처받은 나약한 마음을 가리기 위한 것이 아니었을까?
동조자는 2024년 중에 HBO에서 드라마화하여 방영을 한다는데, 어떤 식으로 그려질 지 궁금하기는하다. 동조자와 헌신자를 쓴 비엣 타인 응우옌은 두 소설의 마지막 이야기를 미스터리 소설로 쓸 계획이 있다고 한다. 과연 동조자와 헌신자의 화자가 계속 주인공으로 등장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