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이여 바람이여
안재영 지음 / 페이퍼버드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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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은 조선인이고 싶었지만 호텔을 운영하면서 친일파로서 살아가는 아버지 때문에 강제로 일본 유학을 하고 있는 임종성. 조선말로 지키고 싶었던 이름마저 하야시 쇼세이가 되어버린 이 사람은 아버지 때문에 온 일본 유학길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강제로 징집이 되어버렸다. 임종성의 아버지는 부자가 되어 잘 살아보겠다는 생각으로 친일을 하고 호텔을 운영하며 아들을 일본의 대학까지 보냈겠지만 그게 과연 자식을 위한 일이었을까, 아니면 본인을 위한 일이었을까? 내 생각에는 본인을 위한 상당히 이기적인 선택 아니었을까?

하야시 쇼세이가 된 임종성은 친일파 아버지 밑에서 자라면서 그리고 일본에서 대학을 다니면서 늘 고민을 하고 조선인으로서의 자신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했지만 일본군에 끌려가게 된다. 임종성이 일본군에 끌려가는 1944-45년은 이미 전쟁 막바지이고 일본의 패배가 눈앞에 있는 상황인데, 임종성이라는 사람이 입대를 거부하고 도망을 갔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소설에는 강제로 일본군에 입대한 조선인 캐릭터가 몇 명 더 나온다. 모두 조선인으로서 자신을 잊지 않았지만 입대를 하지 않는다면 가족을 해하겠다는 일본의 협박때문에 강제로 입대한 것 같은데, 사실 그 상황에서 일본이 조선에 있는 사람을 찾아서 협박할 정도의 행정체계가 잡혀있기는 했을까? 나는 그 협박이 실행할 수 없는 말 뿐인 협박이라고 생각이 되었다. 물론 그 상황에서 협박을 당하는 사람은 가족의 목숨을 담보로 자신의 목숨만 지킬 수는 없으니 강제로 군대에 끌려간 것이겠지만, 결국 일본이 패배하고 그 때 당시의 일본 상황이 최악이라는 것만 알았어도 바로 도망을 갔을 것 같다. 게다가 본인들이 가미카제가 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인 것을 알았다면 가미카제가 되기 전에 도망을 가지 않았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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