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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털갈이엔 브레이크가 없지 - 본격 애묘 개그 만화
강아 글.그림 / 북폴리오 / 2016년 4월
평점 :
2008년에 태어난 코숏 고양이를 여동생과 함께 키우는 일러스트 레이터의 반려묘 동거기를 그린 만화책이다. 아주 어렸을 때는 TV, 만화 등에서 그린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삶을 보고 '상상'이 '현실'이라고 생각하여 집에서 각종 동물을 키우려고 하는 인간이 바로 나였다. 물론 야생동물을 반려동물화 하여 집에서 키우는 것 자체가 동물학대적 요소가 있으며, 동물을 대상화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 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아마 지금처럼 동물에 대해 더 잘 알리고 동물을 키우는데 사랑뿐만 아니라 책임있는 행동이 동반되고 우선되어야 한다는 점을 알려주는 사회였다면 어렸을 때 그렇게 동물을 키우려고 했을지 궁금하기는 하다. 다행히도 동물과 관련된 여러 활동을 하고 책을 읽으며, 반려동물을 키운다는 것일 꼭 동물을 사랑하는 것을 증명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잘 아는 어른이 되었다.
'고양이 털갈이엔 브레이크가 없지'는 재미있게 읽었다. 많은 사람이 반려동물을 키우며 자신의 반려동물을 의인화 하기도 하며 '반려동물이 실제 사람이라면 이럴 것이다.'라는 상상을 자주 하는 것 같다. 그저 사람의 입장에서 하는 상상이라는 것을 알고 재미있게 보기는 한다. 그럼 반대로 생각하면 고양이는 사람을 볼 때마다 '저 사람이 고양이라면 이럴 것이다.'라는 상상을 할까? 잘 모르겠다.
많은 사람이 고양이 뿐만 아니라 어떤 종류의 반려동물을 키우기 전까지 실제 반려동물과 함께 하는 삶에 대한 감각이 떨어진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실제 반려동물과 함께 살더라도 본인이 직접 동물을 돌보는 것이 아니라면 동물돌봄이 얼마나 신경쓰이고 감정노동이 들어가는 부분인지 전혀 공감하지 못한다. 게다가 동물에게 필요한 필수적이고 최소한의 복지에 대한 인식이 없는 사람이라면 현실과 상상 그 사이의 괴리가 더 커진다. 동물이 좋아서 동물이 등장하는 만화를 읽고 영화를 보는 것은 괜찮지만 실제로 반려동물을 키우게 된다면 현실은 만화나 영화같지 않다는 사실을 꼭 인지하고 키우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