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화로 읽는 러시아 로마노프 역사 역사가 흐르는 미술관 4
나카노 교코 지음, 이유라 옮김 / 한경arte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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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전반적인 내용과는 별개로 인상이 깊었던 그림은 일본인 야마시타 린이 그린 성화사진, 이콘이었다. 물론 러시아가 다른 유럽보다 동아시아와 매우 가깝고 근접한 위치인 것은 맞고, 책에도 2-3명의 일본인이 러시아 역사에 기록이 되었다는 내용이 적혀있기는 하다. 하지만 당시 시대상황 상 여성의 인권은 무시당하기 일쑤였을텐데 여성이자 외국인으로서 이콘 화가로서 왕궁에 그림이 걸릴만한 놀라운 작품을 그렸다는 것은 상당히 재능과 노력으로 이룬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당시 시대상황 상 일본에서는 기독교가 널리 퍼지지 않았을텐데, 기독교에 대한 높은 이해도와 그림실력으로 러시아의 황제에게 인정을 받았다는 것은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러시아 로마노프 가문이 망하게한데 일조를 하였던 라스푸틴의 그림 또한 인상깊었다. 본명이 그리고리 라스푸틴인 이 인간은 떠돌이 수도자에 불과했으나, 니콜라이 2세의 아들인 알렉세이 니콜라예비치 로마노프 황태자의 병을 호전시킨 업적으로 황제의 탄탄한 신임을 얻은 후부터 비선실세가 되어 국정을 제멋대로 휘두르면서 러시아 제국의 몰락에 막대하게 일조한 인물로 알려져있다. 이 내용 자체는 사실일지라도 러시아 제국이 망하게 된 이유는 사실 라스푸틴 하나로만 설명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왕족치고는 상당히 낭만적인 인물이었던 니콜라이 2세는 연애결혼을 하고 싶어하였고 어머니의 반대를 무릎쓰고 영국 빅토리아 여왕의 차녀였던 알릭스와 결혼하지만 유전병으로 후계를 이을 알렉세이가 혈우병에 걸리게 된다. 왕비를 하기에는 비교적 약한 사람이었던 알릭스와 가족을 끔찍하게 아꼈던 니콜라이 2세는 하나뿐인 아들이 아픈 것이 매우 슬픈 일이었을 것이고 아들의 병이 치유되는데 올인을 할 수 밖에 없을 상황이었는데, 여기서 라스푸틴이 등장하여 병을 고쳐주니 당연히 그를 믿을 수 밖에 없었을 것 같다. 재미있는 것은 로마노프 가문을 망하게 했다는 라스푸틴의 이름을 딴 흑맥주 올드 라스푸틴을 냉전시대 러시아의 적대국이었던 미국에서 만들었다는 사실이다. 왜 하필 러시아를 망하게했던 수도승의 이름을 맥주에 붙인 것인지 정말 궁금하다.

'명화로 읽는 로마노프 역사'를 읽으면서 나 스스로가 러시아 역사에 대해 문외한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톨스토이, 안톤 체홉 등의 러시아 문학을 많이 읽은 편이기는 하나 그 문학의 뿌리인 러시아 역사에 대해서는 상당히 허술하게 알고 있었다는 느낌이었다. 명화로 읽는 역사 시리즈는 왕조에 대한 역사만을 주로 알려주지만 다른 러시아 역사 관련 책을 읽으면서 러시아 역사에 대해 다시 한 번 알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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