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의 사람들·계엄령 알베르 카뮈 전집 13
알베르 카뮈 지음, 김화영 옮김 / 책세상 / 200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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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와 관련된 소설이나 희곡을 읽기 전에 존 롤스의 정의론,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를 읽어볼 것을 권한다. 그래야만 각 캐릭터가 가지고 있는 신념에 대해 조금이라도 공감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알베르 카뮈의 희곡 '정의의 사람들'을 읽으려던 이유는 작가 이우의 희곡 '정의의 시대' 때문이었다. 작가 이우가 희곡 정의의 시대를 쓰는 것에 영향을 준 작품이 알베르 카뮈의 희곡 '정의의 사람들'이라고 밝혔기 때문에 집 근처 도서관에 가서 이 책을 빌리게 되었다. 작가 이우의 희곡 '정의의 시대'는 일제강점기에 맹렬한 무력투쟁을 하는 독립운동가가 독립과 정의에 대한 열망으로 하는 무력 투쟁으로 사람을 죽이는 일이 과연 정당한 일이가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한다. 알베르 카뮈의 희곡 '정의의 사람들'을 읽고 작가 이우의 희곡 '정의의 시대'를 평하자면 '정의의 시대'를 쓰기 위한 노력을 의심할 수 없으나 '정의의 사람들'과 차별점을 두지는 못했다고 이야기를 하고 싶다.

알베르 카뮈의 희곡 '정의의 사람들'은 러시아 사회의 부조리에 맞서는 러시아 혁명군의 황제 암살 작전을 그렸다. 러시아 혁명은 1917년 2월 혁명과 10월 혁명, 두 차례가 있는데 이 두 번의 혁명으로 러시아 제국은 무너지고 세계 최초 사회주의 혁명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러시아 혁명 이전, 러시아는 자본의 성장으로 공업생산량이 증가하고 대규모 공장제와 중공업 분야가 두드러진 발전을 하였다. 공업의 발전으로 도시 노동자의 숫자도 증가하였지만 최저임금과 노동시간 제한이 없었기에 노동저의 삶은 매우 힘들었다. 여러 안전장치가 마련이 되었어도 비인권적이었던 상황이었기에 '모든 권력을 소비에트로'라는 구호 아래 사회주의 혁명이 진행될 수 밖에 없었을 것 같다. 이런 배경에서 러시아 제국의 절대 권력자 차르(황제)를 암살하고 새로운 시대를 열려는 희곡이 바로 '정의의 사람들'이다.

정의의 사람들에서 가장 두드러진 대척점을 보이는 캐릭터는 바로 이반 칼리아예프와 스테판 페도로프이다. 이 두 캐릭터는 만인을 위한 투쟁이라는 같은 이상을 공유하지만 그 방법론이 완전히 다르다. 이반 칼리아예프는 모든 사람이 살기 위한 투쟁을 하며 무장투쟁을 최소화하며 아직 이 세상에 사랑할 것이 많은 캐릭터다. 스테판 페도로프는 이에 반해 혁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최선의 최대의 투쟁을 해야하고 세상에 남은 것은 악과 깡 밖에 없는 캐릭터이다. 이반 칼리아예프는 보다 긍정적이고 부드러우며 낙천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지만 스테판 페도로프는 매우 강하고 감옥에서 최대의 악(惡)을 경험한 이후로 절망적인 상황이 아니었나싶다. 같은 목표와 이상을 그리지만 다른 길을 걷는 두 캐릭터의 대화에서 우리는 '과연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생각을 할 수 밖에 없다. 삶을 사랑하는 이반 칼리아예프와 혁명을 위해서라면 삶 따위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스테판 페도로프의 대화는 꼭 혁명이나 정의가 아니라도 각자가 가지고 있는 다양한 목표를 향해 가기 위한 길을 어떤 방법으로 구축할 것인가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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