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우와 나 - 한없이 다정한 야생에 관하여
캐서린 레이븐 지음, 노승영 옮김 / 북하우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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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에게는 각자의 삶이 있다. 인간동물에게는 인간동물의 삶이 있고, 여우동물에게는 여우동물의 삶이 있다. 종별로 개체별로 차이가 있으며 각자의 삶의 방식이 있다. 그럼에도 우리는 개체별 차이를 넘어, 인종별 차이를 넘어, 종별 차이를 넘어 서로 우호적인 관계를 맺는 방식을 우정이라고 부른다. 우정은 꼭 같은 성별, 같은 인종, 엇비슷한 나이, 같은 종으로 이루어 지지 않는다.

캐서린 레이븐의 에세이 여우와 나는 종별 차이를 넘어선 인간동물과 여우동물이 조금 가까워졌던 그 찰나의 순간을 공유하고 있다. 캐서린 레이븐은 생물학 박사 학위를 가지고 있지만 '비인간동물의 감정 표현은 프로그래밍 된 기계적인 것'이라고 말하는 여느 과학자와 달리 비인간동물은 인간동물과 같은 감정표현을 한다는 관점을 가지고 있다. 이는 캐서린 레이븐이 전통적인 생물학 공부를 하기 전, 국립공원에서 레인저로 활동을 하면서 일반적인 과학자보다 자연에 보다 더 친숙한 사람이었고 다양한 동식물을 경험으로서 체화하였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 아니었나싶다.

여우와 나는 여우에 대한 동물행동학적 생태학 에세이라기보다 인간동물 캐서린 레이븐과 비인간동물 여우의 우정 연대기이기에 비과학적이라는 비판은 받을 수 있다. 과학을 전공한 생물학 박사의 비과학적인 에세이는 오히려 과학이란 얼마나 인간동물 중심적이고 비자연적인 사고방식일 수 있는가를 되묻게 된다.

우리는 각자의 삶이 있고, 삶이란 언제나 비과학적인 순간의 연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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