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티샤 콜롱바니 저자, 임미경 역자 / 밝은세상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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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티샤 콜롱바니의 소설 '연'을 처음 봤을 때, 소설 제목 '연'이 인연의 연(緣)인지, 겨울바람에 힘입어 하늘을 나는 연(鳶)인지 긴가민가 하고 있었다. 래티샤 콜롱바니는 인연의 연(緣)이라는 한자도, 하늘을 나는 연(鳶)이라는 한자도 모를테지만 중의적인 표현으로 나온 '연'이라는 한 단어가 마음에 들었다. 물론 프랑스어로 쓰여진 원제 Le cerf-volant는 하늘을 나는 연(鳶)이 맞고, 본래 한국어 제목도 연(鳶)이다.

소설 연은 통쾌함과 불편함이 공존해있는 소설이다. 연인의 사망으로 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는 프랑스인 레나가 인도로 여행을 가서 불가촉천민 아이 릴리타와 여성에 대한 성폭력 근절에 앞장선 자경단 레드 브리게이더의 리더 프리티와 만난 뒤 인도에 불가촉천민 여성 아동을 위한 학교를 만드는 내용이다. 인도 내에서 스스로를 지키고 바꾸려는 여성 단체 레드 브리게이더와 리더 프리티를 앞세운 점과 여성이자 교사로서 차별이 아닌 동등한 권리제공이라는 측면에서 학교를 세우고자 하는 레나의 활약은 통쾌한 편이지만, 이들의 노력과 별개로 변하지 않는 인도의 현재라는 부분과 레나가 프랑스에서 온 백인이라는 입지 덕분에 생각보다 일이 수월하게 흘러간 요소는 불편함이 앞섰다. 아마 레드 브리게이더와 프리티의 힘만으로는 불가촉천민 여성 아동을 위한 학교를 만드는 것은 실패로 막을 내리지 않았을까 싶다.

이 책이 여성과 아동인권적인 관점에 청소년 인권도서로 읽히기에 무리가 없고 아주 적합하게 잘 쓰여진 소설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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