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은 불러보았다 - 짱깨부터 똥남아까지, 근현대 한국인의 인종차별과 멸칭의 역사
정회옥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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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정말 차별로 점철된 나라이지만 차별을 인식하지 못 하는 나라이다. 지하철과 같은 대중교통 내 편의시설이 제대로 되어있지 않아 전장연이 지하철에서 시위를 하면 '한국처럼 장애인이 살기 좋은 나라가 어딨냐?'라는 댓글과 함께 온갖 모욕적인 단어와 욕을 쓰고 '비장애인이 역차별을 받는다.'라는 포스팅을 블로그에 업로드 한다. 최근 신당역사 내 화장실에서 벌어진 살인사건처럼 남성에 의한 여성 살해 사건이 이슈가 되며 성차별에 대한 내용이 업로드되면 '특정 인물이 살해된 것은 유감이나 왜 모든 남성을 범죄자 취급 하냐.'며 억울하다는 댓글과 함께 각종 SNS에 다양한 차별발언이 업로드된다.

인종차별 역시 마찬가지이다. '미국처럼 흑인이 총에 맞아 죽는 것은 아니니까.', '미국처럼 백인과 유색인종이 따로 화장실을 쓰게끔 만든 것은 아니니까.' 한국은 인종차별이 없는 나라라는 발언을 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차별과 언어적 차별을 매일 일상생활과 면전에서 하는 나라가 바로 한국이다. 백인이라면, 심지어 영어가 모국어인 나라에서 태어났다면 어떻게든 영어로 말을 한 마디 더 해보려고 웃으며 다가가지만 흑인이나 동남아시아 국가에서 온 외국인이라면 아무렇지 않게 '흑형'이나 '더러운 동남아 새끼'라는 말을 참 쉽게도 한다. 유럽이나 미국에 여행을 갔을 때 자신이 당한 아시아인에 대한 인종차별을 운운하면서, 한국에서는 같은 아시아 사람인 중국인을 더러운 짱깨라고 말하거나 일본인을 쪽빠리라고 지칭하는 것은 예사이다.

한국은 개화기부터 시작된 유럽/백인처럼 개화되고 부국이 되어야 한다는 선망이 아직까지도 이어져 그대로 답습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으며 오히려 유럽이나 미국에서는 차별금지법으로 철폐된 인종 간 아파르트헤이트를 부활시키려는 조짐이 보이기도 한다. '한 번은 불러보았다'에도 나오는 사례로 한 목욕탕에서 한국인과 외국인을 분리시킨 공간을 만들어둔 것도 있으며, 인터넷 검색창에 '한국 인종차별'로만 검색을 하여도 수십개의 기사가 뜨고 있다. 한국의 순혈주의와 인종주의는 너무도 강력하고 뿌리 깊고 차별적이다. 한국에서 차별이 없다고 말하는 사람은 그 자신이 차별을 받은 적이 없고 차별을 하는 다수자에 속해있기 때문에 느끼지 못 하는 것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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