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나에게 말하지 않은 것
로라 데이브 지음, 김소정 옮김 / 마시멜로 / 2022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어느 날, 남편이 나에게 말 한 마디도 없이 사라졌다면 어떤 기분이 들 것 같은가? 그것도 재혼을 하여 사춘기의 딸이 한 명 있는채로. 그 딸과의 관계가 아직 그닥 좋지 않은 상황인데.

'그가 나에게 말하지 않은 것'은 외면적으로는 추리소설이라고 말할 수 있으나 가족에 대한 이야기다. 가족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가족 간의 신뢰가 없다면 혈연이라도 얼마나 쉽게 금이 가고 깨질 수 있는 관계인지에 대해 생각을 하게 되었다. 어느 나라건 마찬가지겠지만, 우리는 가족이라는 미명하에 타인이라면 절대 하지 않았을 예의없는 말과 행동으로 상처를 주기도 하고 너무 쉽게 믿거나 의심하지 않아 결국 회복하기 어려운 관계가 되기도 한다.

니컬러스는 자신의 일을 합리화 하였다. 스스로 합리화 시킨 그 일 때문에 자녀 2명의 인생이 스스로 원한 일이 아닌 다른 일을 하게 되거나 목숨을 잃었지만, 그마저도 자신의 탓이 아니라고 부정하고 남의 탓을 하기에 바빴다. 마지막에 니컬러스가 너무 쉽게 자신의 주장을 바꾸는 것은 사실 현실적이지 못하다고 생각하였다. 여태까지 그가 스스로를 합리화 시킨 것은 이미 스스로 나쁜 짓을 하여 부를 축적했다는 사실을, 그리고 자신이 믿었던 사람이 자신의 가족을 지켜주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지만 인정하기 싫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쉽게 설득이 되고 쉽게 바꾼다고?

혈연은 선택할 수 없지만 가족은 선택할 수 있다. 가족은 혈연으로 이어진 관계가 아니라 신뢰와 믿음으로 이어진 관계이며 예의와 사랑으로 대해야하는 관계이다. 니컬러스는 신뢰와 믿음, 예의와 사랑 모두 잃었지만 오언은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기 위하여 노력하고 선택한 사람이었다. 아쉬운 점은 말하지 못한 것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할 지라도 최소한의 믿음은 남겨주었던 소설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