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이름은 어디에
재클린 부블리츠 지음, 송섬별 옮김 / 밝은세상 / 2022년 5월
평점 :
절판


최근 들어 뉴욕이 배경인 소설을 꽤 많이 읽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신을 죽인 여자 로어와 N.K. 제미신의 우리는 도시가 된다에 이어 '네 이름은 어디에'도 뉴욕이 배경인 소설이다. 뉴욕은 관광객을 끌어모으는 여행지이자 예술로 빛나는 브로드웨이, 경제의 최상단이 월스트리트와 함께 세계 모든 나라의 이민자가 모이는 다양한 문화를 가지고 있는 위험한 매력이 있는 도시이다.

'네 이름은 어디에'의 두 주인공 또한 뉴욕 이외의 지역에서 뉴욕으로 찾아온 두 여성이 주인공이다. 한 명은 청소년을 막 벗어난 여성, 다른 한 명은 호주에서 뉴욕으로 찾아온 여성. 두 명 모두 지난하고 지긋지긋한 과거를 버리고 새로운 삶과 꿈을 찾으러 뉴욕에 도착하여 적응 중이었다. 한 여성이 강간을 당한 뒤 살해되고, 다른 여성은 살해당한 여성을 발견하고 사건이 해결되고 난 뒤 새로운 삶을 찾기 위하여 다시 움직이기 시작하려 했다.

책을 읽으면서 여성이 강간당하고 살해되는 내용의 소설이 이토록 많은 이유는 그런 범죄가 쉬지 않고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기 때문인데, 이런 여성 대상 범죄는 왜 도대체 왜 해결되지 않는지에 대한 의문이 들 수밖에 없었다. 이름을 잃어버리고 리버사이드 제인이라고 불렸던 앨리스가 겨우 자신의 이름을 되찾을 수 있게 된 것은 죽은 이후에 조금이라도 운이 좋아서였을까? 루비가 결혼 준비를 하면서 자신을 세컨드로 남겨두려는 전 남친에게서 겨우 벗어난 것은 사건을 통해 생각을 바꿀 수 있는 계기가 만들어져서 였을까? 소설이기에 두 여성이 조금이라도 운이 좋았던 것은 아닐까? 소설은 언제나 조금이라도 희망이라는 것을 보여주니까. 앨리스가 노아의 지원을 받으며 사진을 정식으로 배우고 라이카로 기록한 뉴욕의 모습이 예술로서 소설화되었더라면 그게 더 불완전하지만 희망적인 소설이 될 수 있었을까? 우리는 언제나 새로운 꿈을 찾아 새로운 장소로 이동하거나 다른 방식으로 세상을 보려고 시도하지만 다시 제자리도 되돌아오는 것은 강력한 의지가 없어서라기보다는 세상이 그리 쉽게 바뀌지 않아서 일 수도 있다. 결국 끝에 남는 것은 이름을 찾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시도와 방향을 찾는 것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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