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그의 박스오피스가 27위이고(한국 기준), 누적관객 숫자가 겨우 1만 1천 명이라는 사실이 놀랍다. 아무리 예술영화라지만 니콜라스 케이지의 이름값이 아니라 작품 자체만으로 누적관객이 최소 2만 명은 넘어야 할 것 같은데 말이다. 아무리 코로나 시대라지만 누적관객 1만 1천 명은 너무 심했다.

영화 피그는 숲속에서 살던 前 유명 셰프이자 現 트러플(송로버섯) 채취자가 자신의 돼지를 찾으러 나가는 여정을 그리고 있지만 그 본질은 사랑하는 존재를 그리워하는 외로운 영혼에 대한 서사이다. 로빈은 그저 자신의 돈벌이를 위해서 돼지와 함께 산 것이 아니었고 아미르 역시 돈을 벌기 위해서만 푸드 바이어를 한 것이 아니었다. 로빈과 아미르 모두 사랑과 사람을 그리워하고 끈질기게 외로운 영혼을 가졌지만 그 슬픔을 밖으로 표현하는데 서툰 사람이었다. 이 두 캐릭터가 함께 여정을 떠나게 한 것은 감독으로서도 의미 있는 걸음을 만들기 위해서라고 생각한다.

로빈을 아는 사람 모두 그에게 등을 돌린 것 같지만 그의 베풂으로 그 자리에 머물며 로빈을 기다리고 있었다는 사실은 로빈이 가지고 있었을 외로움을 한 겹 덮어주었을 것 같다. 1시간 30분이라는 짧은 영화지만 사람의 의미를 찾고 싶은 사람에게 이 영화를 추천하고 싶다. 너무 많은 말보다 행동과 표정으로 감정을 보여주려는 감독은 다른 의미에서 대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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