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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는 떨어지지 않는다
리안 모리아티 지음, 김소정 옮김 / 마시멜로 / 2022년 3월
평점 :
알라딘에서는 이 책을 추리소설의 한 분야로 넣어두었다. 어떻게 보면 반전소설일 수도 있다. 갑자기 문자만 남기고 사라진 엄마와 어느 날 눈 앞에 나타났다가 어느 날 증발해버린 낯선 여성. 두 개의 시간이 번갈아가면서 등장하기 때문이다. 나는 이 책을 추리소설이나 반전소설이라기보다는 가족과 관계에 관한 이야기라고 받아들였다. 혈연으로 맺어져 있기에 너무 쉽게 상처를 주고 상처를 받는 관계가 바로 가족이기 때문이다. 남이라면 보다 부드럽게 말하거나 객관적이고 이성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부분이 나의 가족일 때 더 매몰차고 가차없이 상처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테니스 복식 선수 출신의 부부이자 4명의 자녀가 모두 테니스를 한 경험이 있는 이 대가족 구성원은 각자의 상처가 있었다. 4명의 자녀가 자신의 부모가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 테니스 코칭을 받았다면 정말 세계적인 선수로 발돋움 할 수 있었을거다. 이 부부가 테니스 선수 출신이 아니었다면, 테니스 아카데미를 운영하지 않았다면 가족 내에서 서로 상처주는 일은 적어졌을지도 모른다.
'사반나'의 캐릭터에 대해서도 할 말이 많다. 이 캐릭터가 어디서부터 어떻게 꼬였는지 모르겠다. 자신의 말처럼 어렸을 때 받았던 상처를 회복하는 방법으로 선택한 일이 다른 사람에게 상처가 되고 오해를 받게 만들고 이는 절대 옳은 것이 아님에도 이를 끝까지 깨닫지 못하는 이유는 아마 작가의 의도였을지도 모르겠다. 우리는 언제나 완벽을 원하지만 그 누구도 완벽할 수 없으며 어떤 사람은 완벽을 추구하는 것보다 회피를 하는 것이 더 편하게 여기기 때문이다.
사람이 살면서 누군가와 관계맺음을 할 때, 상당히 조심하고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그리고 그 조심성과 주의는 가족에게 먼저 적용되어야 하지만 우리는 언제나 가족에게 제일 많이 상처를 받고 상처를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