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를 보면서 작가 자신이 많이 투영되었다는 느낌을 받았다. 여성이자 퀴어 당사자이고 페미니스트인 작가의 어떤 부분이 만화로 보여진 것 같았다. UR OWN XXX를 보면서 환절기(그래픽노블, 책관련 리뷰 https://blog.naver.com/sijifs/221354800285)도 생각났다. 환절기가 한국의 게이 남성의 이야기였다면 UR OWN XXX은 한국의 레즈비언 여성의 이야기였고 같은 LGBTQIA+ 바운더리 안에 포함되지만 전혀 다른 내용의 이야기라서 대비가 되었다. 2개 이상의 소수성을 가진 사람은 ×(곱하기)가 아닌 제곱으로 차별을 받게 된다. UR OWN XXX에서 등장인물이 '여성'만 나오게 된 것은 레즈비언으로서의 정체성을 더 앞으로 내세운 것이었지만 아마 여성이자 페미니스트로서의 고민도 있었을 것이다.
단편집이라 하였지만 '어쩌다보니'는 한 커플의 이야기를 긴 시간을 가지고 9편으로 만들어 그렸다. 이런 내용이 이런 호흡으로 더 오랫동안 가면 힘들겠지만 다양한 시선으로 볼 수 있는 레즈비언 커플 이야기가 하나 나왔다는 점은 좋았다. UR OWN XXX의 작가가 보다 다양한 방식으로 작업을 이어가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