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서하지 않을 권리
김태경 지음 / 웨일북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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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파일러와 범죄심리학자가 소위 뜨는 직업이 되고 나서 범죄와 관련된 책이 꽤 많이 출간되었다. 단순히 추리소설이나 범죄와 관련된 소설로서만 소비되는 것이 아니라 프로파일러나 범죄심리 현장의 일선에서 뛰고 있는 유명인이 직접 쓴 책도 많이 나왔고 '그것이 알고싶다.'에 출연했던 관련 전문가가 TV에 나와서 범죄와 관련된 이야기를 들려주는 예능도 생겼다. 이런 범죄 관련 프로그램이나 책이 엄청나게 많이 출간되는 이유 중 하나는 프로파일러와 범죄심리학자가 어떤 일을 하는지 알려서 더 많은 인재가 들어오게 하기 위함도 있을 것이고 실제 범죄 피해자가 생기지 않게 하기 위함도 있을 것이다.

'용서하지 않은 권리'는 조금은 다른 관점을 제시하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쓴 저자 김태경 교수는 임상수사심리학자이지만 트라우마 상담가로서 범죄 피해자 지원을 하는 사람이다. 그러다보니 예능에서 접근하는 범죄가 너무 자극적이고 흥미 위주로만 흘러간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일례로 연쇄살인범 유영철에 대한 내용을 다루는 프로그램을 보고 난 소감이 '뭐, 어쩌라고?'와 함께 TV에서 자극적인 범죄를 다룰 뿐 범죄 피해자에 대한 배려는 하지 않는다는 정당한 비판도 함께 하였다.

책을 읽고 생각해보니 한국에서는 연쇄살인이나 성범죄와 같은 범죄가 발생하면 해당 범죄에 대해서 다양한 매체에서 달라붙어 매우 상세히 정보를 피의자의 신원과 범행방법 등을 전달하고 있지만 범죄 피해를 당한 사람을 생각하는 매체는 없는 것 같았다. 오히려 내가 범죄 피해자의 상황에 대해 공감하고 해당 범죄에 대해서 조심스럽게 이야기 하게 만드는 정보를 전달하는 곳은 범죄 피해자 지원을 직접적으로 하는 인권변호사의 SNS였다. 이것도 조금이나마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다보니 더 자세히 읽고 공감하며 오해하지 않으려 애쓰기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않으려 노력하겠지만 이 문장을 피해자에게 강요하지 않는 사회가 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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