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센 강의 이름 모를 여인
기욤 뮈소 지음, 양영란 옮김 / 밝은세상 / 2022년 1월
평점 :
사실 처음부터 기욤 뮈소의 작품이 호감이었던 것은 아니다. 기욤 뮈소는 거의 매년 소설을 한 권씩 출간을 하고 페이지터너(책장 넘기기가 바쁠 정도로 흥미진진한 책)라는 호칭이 있지만 몇몇 작품은 자기 소설의 복제라는 이야기를 들을 정도로 풀룻이 비슷한 소설이 연속적으로 출간될 때도 있었고, 캐릭터 돌려막기를 한 작품도 꽤 있다. 경찰, 형사, 작가, 의사 같이 특정 직업을 가진 캐릭터가 반복적으로 주인공이 되어버리는 탓도 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기욤 뮈소의 소설은 활자보다 드라마, 영화와 같은 영상작품과 연극과 뮤지컬 같은 무대작품이 더 어울린다는 의견을 지속적으로 쓰고 있는데 최근 조선일보와 진행한 인터뷰 기사(https://url.kr/eqyvls)를 보면 연극 보는 것을 즐기며 공연장에 자주가는 기욤 뮈소의 개인적인 특징이 글에도 나타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기욤 뮈소의 2021년작 '센 강의 이름 모를 여인'은 2022년 1월이 되어서야 한국어 번역출간이 되엇는데 프랑스어 출간이 된 지 얼마 되지 않아 한국어로 바로 번역출간 된 것을 보면 한국 내에서 기욤 뮈소는 역시 한국에서 사랑받는 작가이다.
'센 강의 이름 모를 여인'을 읽으면서도 역시나 영상화 하기에 좋은 소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전작을 읽을 때와는 달리 프랑스 파리에서 2주간 일상여행자처럼 살고 매일 걸어다녔던 탓에 센 강 주변의 풍경과 지명에 어느 정도 익숙해졌던터라 그런 생각이 더 강하게 들었다. 글로 묘사된 장면을 독자의 머릿 속에 영상화 시킬 수 있는 능력은 기욤 뮈소의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19세기 말 센강에서 익사체로 발견된 젊은 여인의 사체를 시체공시소 직원이 데스마스크(죽은 자의 안명상)으로 만들었다는 이야기를 현대로 끌고와 하나의 스릴러 소설로 만든 '센 강의 이름 모를 여인'은 복합적인 슬픔이 담겨 있다. 사건 자체가 하나의 광기처럼 느껴지기도 하였다. 어떤 종교가 한 집단을 광기로 몰아넣는다면 미친 범죄가 되는 사건은 꽤 많은데 소설에서는 고대 그리스의 디오니소스 신화가 종교의 광기를 보여주는 요소가 되었다. 현대 사회에서 이런 광기를 보여주는 신흥 종교는 너무나 차고 넘쳤기에 꼭 특정 종교를 겨냥하고 싶지는 않지만, 모 종교단체의 광기서린 집회를 보는 듯한 느낌도 들었다.
기욤 뮈소는 확실하게 진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