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번째 위험 - 트럼프 정권, 미국의 민주주의는 어떻게 실패했는가
마이클 루이스 지음, 권은하 옮김 / 비즈니스맵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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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루이스는 논픽션 분야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저널리스트이며, 영화로도 유명한 '머니볼'의 저자이기도 하다. 마이클 루이스는 프린스턴대학에서 예술사를 전공하고 영국 런던정치경제대학에서 경제학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1980년대 월가 최고 투자은행 살로먼브러더스에 입사해 세일즈맨으로 일한 경험을 토대로 쓴 '라이어스 포커'라는 책으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었다. 이후 저널리스트가 되어 이코노미스트, 월스트리트저널 등에 글을 썼으며 경제·금융, 스포츠 등 다양한 분야의 이야기를 한데 엮어 쓰는 논핀셕물에서 여러 히트를 쳤다.

최근에 한국어로 번역 출간된 다섯 번째 위험은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인수인계 과정 취재를 시작으로, 에너지부, 농무부, 상무부를 중심으로 그동안 나름 안정적으로 진행되어 왔던 미국의 위기관리 시스템이 붕괴된 원인에 대해서 파악하고자 하였다.


책을 읽으면서 트럼프의 기이한 행동은 초반에 집중적으로 몰려있었다. 초반 이후에는 에너지부, 농무부, 상무부에서 일을 했던 아니면 현재 일을 하고 있는 사람과 인터뷰를 하여 현재 미국의 위기관리 시스템이 어떤 식으로 변화하고 있는지에 대해서 많은 할애를 하였다.

나는 책의 도입부에서 '도대체 트럼프는 왜 미국의 대통령이 되고자 하였는가?' 하는 본질적인 의문을 가지게 되었다. 트럼프는 대통령이 되기 전에도 세계적으로 유명한 부동산 재벌이고, 리얼리티 쇼 프로그램에 출연하여 유명세도 단단히 가지고 있는 사람이었다. 여러 언론에서는 미 대선에 트럼프가 대통령으로 출마한 이유는 '그가 대통령이 되고 싶어서라기보다는 보다 더 유명해져서 보다 많은 재산을 소유하기 위함.'이라고 분석한 내용도 있었다. 아니, 뭐 그냥 '대통령 놀이'가 하고 싶어서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 것 일 수도 있다. 내가 '도대체 트럼프는 왜 미국의 대통령이 되고자 하였는가?'라는 의문을 가지게 된 이유는 도입부에서 나온 상황을 보았을 때 트럼프라는 사람은 대통령으로서 일을 하여 미국을 어떤 나라로 만들고 싶다는 목표는커녕 그냥 일 자체를 하고 싶어 하지 않는 사람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한국도 그렇지만 미국의 경우 정권이 바뀔 때, '인수위원회'라는 것이 설립되어 전임 대통령이 후임 대통령에게 미국 내 부처의 시스템과 역할 등에 대해 인수인계하는 내용이 법으로 명시되어 있다. 그냥 의무적으로 당연히 해야 되는 내용이다. 이런 '인수인계' 부분은 조그만 회사에서도 당연히 해야 하는 부분이고 한 나라의 정권이 교체될 때 진행되는 인수인계는 사실 엄청나게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그런 인수인계를 대통령 한 명이 다 하는 것은 아니니, 여러 팀과 사람이 합작하여 정권교체가 일어나더라도 국가 정책이나 행정적인 부분을 부드럽게 이끌어나가 하나의 국가를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노력을 하는 일렬의 과정일 것인데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트럼프는 이 인수위원회 자체를 하지 않겠다고 한 것이다. 뭐, 여러 사람의 설득으로 인수위원회 자체는 만들어졌으나 설득 내용이 '이거를 안 하면 쪽팔리니까 합시다.'인 게 너무나 어이가 없었다.

마이클 루이스가 '다섯 번째 위험'이라고 지칭한 부분은 바로 '프로젝트 관리'에 대한 부분이다. 사회가 가진 문제에 대해 장기적인 해결책을 가진 프로젝트를 관리하여 국가를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부분을 책에서 지속적으로 이야기한다. 그게 농무부이건 재무부이건 에너지부이건 국민이 예측할 수 없는 위험에 빠지지 않게 만들고, 단기적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탄소중립 같은 환경문제)를 장기적으로 계획 관리하는 부분인데, 인수위원회 자체도 만들려고 하지 않고 각 중요기관에 수장도 제대로 임명하지 않는 트럼프 같은 인간이 한 국가의 대통령이 되다니. 정말 이건 총체적 난국이다. 이 책에 대표적인 사례로 나온 세 종류의 기관은 오바마 행정부에 대해서 무조건적인 칭찬을 하지는 않았지만 나름 그 정권이 가지고 있는 합리성에 대해서 인정을 한 부분이 있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그냥 아무것도 하지 않는 정권이라고 입을 모아 이야기한다.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으로 시간을 보냈던 4년의 시간 동안 미국의 정책이 얼마나 어이없게 아무 일도 제대로 할 수 없었는지에 대해 잘 나와있는 책이었다.

한국은 2022년 3월 9일에 제20대 대통령 선거가 있다. 내가 살면서 박근혜 정권 같은 이상한 정권이 한국에 다시 찾아오지 않길 바라지만, 행여나 트럼프 같은 정권을 한국에서 보게 될까 봐 매우 두렵다. 한 국가의 대통령은 회사의 수장이나 대학의 총재와는 다른 개념을 가진 사람이어야만 한다. 국가라는 프로젝트 관리를 잘 하려면 절대 박근혜나 트럼프 같은 사람이 대통령이 되어서는 안 된다. 우리 모두, 대통령 선거는 물론 이 세상을 살면서 마주치는 모든 선거에서 제발 고심을 하고 투표를 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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