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 땅이 끝나고 바다가 시작되는 곳'. 책을 읽기 전 생각했다. 호카곶을 다녀오셨나? 호카곶은 유라시아 대륙 최서단에 위치한 곳으로 포루투갈의 수도 리스본에서 42km 정도 떨어진 곳이다. 한때 바다 위의 선원에게 세상의 바위라고도 불렸다는데, 보통 포르투갈 여행기에서 세상을 끝을 보았다고 하면 호카곶을 다녀온 경우가 많았다.
집에 도착해 책의 포장을 뜯고 들어서 읽기 시작했다. 포르투갈의 골목, 그 곳에서 만났던 사람, 풍경 하나하나가 기억과 함께 그림으로 표현되어 있었다. 책을 다 읽고 리뷰를 쓰기 전 검색을 해보니 저자의 블로그(https://blog.naver.com/moonn6pense)를 찾을 수 있었다. 블로그의 이름이 달과 6펜스라니. 윌리엄 서머셋의 책이 좋았던 것인지 아니면 동명의 제목을 가진 심규선의 노래가 좋은 것인지 알 수 없었다. 블로그에는 책을 출간하기까지와 몇몇 과정과 함께 2015년부터 그렸던 여행스케치를 비롯하여 다양한 그림을 볼 수 있었다. 최근까지 그린 그림에는 스페인의 바르셀로나나 우크라이나의 키예프 같은 외국 여행지와 함께 이태원이나 아버지가 키우는 고양이 스케치 그림도 엿볼 수 있었다. 책으로 출판된 내용으로 왜 하필 포르투갈 여행기를 골랐는지 궁금했다.
스페인을 엄청나게 많이 드나들고 1년 동안 스페인에서 살았었지만, 같은 이베리아 반도에 위치한 포르투갈에 간 적이 없었다. 포르투갈 여행을 다녀왔던 사람의 이야기를 전해들었을 때는 물가가 스페인보다 싸고(유럽에서 스페인보다 물가가 싼 곳은 포르투갈이 유일하다.) 브랜디를 첨가한 스위트 와인인 포트와인이 맛있다는 이야기가 많았다. 나에게 포르투갈은 어떤 면에서 한국과 가깝지만 딱 한 번밖에 가보지 않은 일본과 비슷한 나라였다. 가깝도 호기심은 있었지만 왜인지 혼자 가기에는 낯설것만 같았던 나라. 코로나로 인한 여행 규제가 풀리면 이제 포루투갈에 한 번 가볼까?
책의 맨 마지막에 '그 날의 장면이 그림처럼 기억으로 남아 메마른 일상을 위로한다.'는 문장이 있다. 나에게 스페인에서의 1년 동안 보냈던 평범한 일상이 가끔은 메마른 일상을 위로해 주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