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으면서 이 내용이 성장소설인지 아니면 성장에세이인지 구별하기가 힘들었다. 성장소설과 성장에세이 그 사이의 어디쯤이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어떤 부분은 성장소설 같았고, 어떤 부분은 성장에세이 같았다. 실제로 작가 본인이 겪은 일 같기도 하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었지만, 왜인지 성장소설같기도 하였다. 자신의 일이 아닌 척 하려고 일부러 성장소설처럼 감춘 것 같기도 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아무튼 가정 내 폭력이나 꿈이 없었다는 이야기, 그리고 꽃을 주제로 한 시를 국화로 장식한 내용은 작가 본인의 이야기처럼 느껴졌지만 굳이 그것을 실제 상황이라고 밝히고 싶어하지 않는 눈치였다. 내 생각을 그랬다. 그냥 작가를 위해서 성장소설이라고 생각을 하는 것이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도 하였다.
이 책이 성장소설이든 아니든 주인공 R이 당한 가정폭력에는 유감을 표명한다. 그 가해자의 뻔뻔함에 화가 났으며, 그 누구도 R에게 공감하거나 감싸주지 않은 상황이었기에 R이 그 누구에게도 기대고 싶어하지 않았던 것 같다. n의 생각와 행동에는 공감도 이해도 하지 않는다. n 스스로도 공감과 이해, 둘 중 그 어느 것도 원하지 않았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