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의 맛과 멋 - 와인에 녹아든 문화, 문화로 마시는 와인
박경래 지음 / 지식과감성#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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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에 대한 책을 읽은 것도 상당히 오랜만이다. 스페인에서 1년 동안 살러 가기 직전에 4~6주 과정의 와인 취미 클래스를 들은 적이 있다. 와인에 대한 클래스를 직접 듣기 전까지는 내가 레드와인을 좋아하는지 알았다. 클래스를 들어보니 나는 산뜻하고 풀향이 나는 화이트 와인, 그 중에서도 샤르도네이 품종으로 만든 와인을 좋아하고 있었다. 품종별로 대륙별로 와인을 마시면서 와인의 취향을 찾아보았던 클래스라 꽤나 재미있었다. 스페인에 가게 되면 와인을 매우 많이 마실 것 같아서 클래스를 들었던 것이었는데, 정작 스페인에서 와인을 그닥 많이 마시지 않았다. 뭔가 스페인에서는 와인을 소주 느낌으로 마시는 것 같았다. 와인 1L짜리 한 병에 1유로 정도, 거의 1,200~1,500원 정도이니 한국에서 소주를 사서 마시는 것과 비슷한 가격인 것 같다.


스페인에서 와인을 많이 마시지 않았지만 그래도 와인용 포도를 재배하며 와인을 만드는 와이너리에 방문을 한 적이 있었다. 와이너리에 직접 가서 와인에 대한 설명을 듣고 해당 와이너리에서 와인을 마셔보는 경험은 상당히 특이했고 즐거웠던 경험이었다. 한국으로 돌아와서는 내추럴 와인을 많이 마시는 편이다. 한국에서는 작년부터 그 동안 잘 알려지지 않은 내추럴와인을 파는 곳이 많아졌다. 물론 내추럴 와인 자체가 다른 와인보다 조금 더 비싼 편이라 가격적인 면에서 다가가기는 더 어려워졌지만 나름의 매력이 존재하는 와인이다.


'와인의 맛과 멋'은 크게 와인의 정체, 세계의 와인, 와인의 과학과 속설에 대해서 알려준다. 한국인이 쓴 와인에 대한 책이라서 한국인의 관점에서 와인에 대해 풀어썼다는 점이 제일 좋았다. 유럽이나 미주 지역에서 와인을 바라보는 시각과 한국에서 와인을 바라보는 시각은 완전히 다르다. 유럽이나 미주에서는 매일매일 찾을 수 있는 데일리와인부터 엄청나게 비싼 와인까지 그 가격대가 매우 다양한데 반하여 한국의 와인은 일단 현지보다 훨씬 더 비싸다. 스페인에서 한 병당 1,000원이면 살 수 있었던 와인이 한국에서는 5~6,000원을 주어야지 마실 수 있으니 편하게 먹으려면 아무래도 소주나 막걸리를 마실 수밖에 없는 것이다. 소주를 만드는 회사 진로에서 '진로적포도주'라는 이름의 와인을 만들어 팔기는 하지만 사실 그 술을 '와인'이라고 부르기는 조금 애매한 것도 사실이다.

세계의 와인 부분에서 한국의 와인도 다루어 주어서 좋았지만 사실 각 나라의 특징적인 와인에 잘 맞는 안주를 권해주는 것이 제일 좋았다. 안주 추천의 경우 한국에서 흔하게 구할 수 있는 음식재료였기 때문이었다. 카페에 앉아서 와인에 대한 책을 읽으니 매우 즐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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