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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과학 - 커피의 맛과 향은 어디에서 오는가?
탄베 유키히로 지음, 윤선해 옮김 / 황소자리 / 2017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커피. 한국에서는 이화여대 앞에 스타벅스가 생긴다고 한 이후에 급속도로 그 문화가 커진 것 같다. 뭐 사실 내가 태어나기도 전인 1980년 전후로 커피 전문점이 유행했던 적이 있다고 하나 그 부분에 대해서는 내가 잘 모르겠으니 왈가왈부 할 수는 없는 일이다. 나에게 있어 커피는 초딩무렵 엄마 몰래 마셔보았던 커피우유가 시작이었으며, 집 근처에 스타벅스가 생겼을 때 호기심에 처음 간 기억이 있다.
커피과학은 커피를 과학적으로 풀어본 책이기도 하지만 커피나무에 대한 식물학 서적이기도 하다. 한국에서는 환경여건상 커피나무를 키우기 쉽지 않고 키워낸다고 하더라도 그 열매를 보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가끔 한국에서 자라난 커피나무에서 열매가 열렸다는 뉴스 등이 업로드 되기도 하는데 정확하게 살펴보면 온실에서 재배한 나무에서 과실이 열린 것이다. 한국의 겨울은 커피나무가 온전히 자랄 수 없는 환경이기에 한국의 기후로 커피나무가 자라게 된다면 지구온난화로 인류가 멸망해야만 한다.
커피 과학은 커피에 대한 과학적 서술을 전공자가 아닌 사람도 쉽게 읽을 수 있게 해두었다. 커피콩 내부의 구조부터 커피의 유전학, 커피 로스팅에 대한 과학적 원리 등에 대해서도 쓰여있는데, 아무래도 일본 사람이 글을 써서인지 약간 '일본이 다른 나라에 비해 이런 것은 우월하다.'라는 뉘앙스가 보인다.
내가 제일 재미있게 읽었던 부분은 아무래도 커피의 유전에 대한 부분이었다. 커피의 유전자 지도를 만드는 프로젝트를 한 연구소에서 아라비카와 카네포라 종의 기원에 대해 유전자 지도로 만들어 둔 것이다. 커피에 대해 공부를 하면서 제일 먼저 배우는 내용은 아라비카 종은 유전자가 44개인데 일명 로부스터라고 알려져있는 카네포라 종은 유전자가 22개라는 내용이다. 유전자지도를 분석해보니 커피과에 해당하는 식물 중 로부스터 종과 유게니오이디스 종이 자연적 이종교배되어 만들어진 커피과가 바로 우리가 즐겨마시는 아라비카가 된 것이다. 자연적 이종교배되는 과정에서 염색체 수가 배가되어 '이질사배체(식물 잡종에서 유래한 서로 다른 종류의 염색체 짝이 배가되어 형성된 사배체)' 것이 바로 아라비카인 것이다. 아라비카 종의 부친은 카네포라, 모친은 유게니오이디스 라는 것이다. 이런 부분은 꽤나 흥미로웠고 재미있었다.
커피를 좋아하는 것과 커피라는 식물에 대한 식물학적인 접근은 다른 부분일 수 있으나 나는 이 책을 재미있게 읽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