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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어사이드 하우스
찰리 돈리 지음, 안은주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1년 1월
평점 :
음산하고 미스터리하고 조금은 기분 나쁜 내용의 이야기일수밖에 없다. 어쨌거나 범죄 소설이고, 자살에 대한 내용이 나오기 때문이다. 책을 다 읽고 난 후에 조금은 다른 관점에서 '죽은 사람'에 대해 생각해 볼 수밖에 없었다.
'죽은 사람'은 '죽인 사람'에게 어느 정도 어쩌면 매우 크게 감정적으로 의지하고 있었다. 그럴 수밖에 없는 환경이기도 했다. 사립학교에 다니는 학생의 거의 대부분은 부모와의 사이가 딱히 좋은 편이 아니었고 여름방학에도 외부와의 교류가 차단이 된 학교에 머물며 여름특강을 들었다. 성적에 대해 강박이 심한 학생도 물론 있었을거다. 그게 부모가 자신의 자식을 사립학교에 보낸 이유기도 하니까.
'죽은 사람'이 '죽인 사람'에게 다가갔던 제일 큰 이유는 그저 뭔가 의지를 할 사람이 필요했을 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죽은 사람'의 모든 행동을 합리화하려거나 잘못이 없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인간은 강하지 않고 나약할 뿐이며 어떤 순간에는 의지할 사람이 필요할 뿐이다. 일반적으로 의지의 대상이 부모나 친구가 없는 사립학교 같은 환경에서 '죽인 사람'에게 다가간 '죽은 사람'의 행동은 당연한 것이었을 뿐이다.
어쩌면 자신의 자식을 죽게한 사람은 가해자가 아니라 부모가 아닐까? 그저 좋은 성적을 받아 좋은 대학에 가는 것이 성공이라고 생각하여 외부와 단절된 사립고등학교에서 1년 내내 머물게 하고 자식에게 신경 쓴 것은 그걸로 되었다고 생각한 부모가 실질적인 가해자가 아니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