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류의 책은 먼저 찾아서 읽는 편은 아니다. 도서관에 갔다가 발견, 말 그대로 발견을 하게 되면 주워와서 읽는다. 시부야 구석의 채식식당 역시 도서관에서 다른 책을 빌리다가 발견하여 주워왔다. 그냥 읽어보고 싶었으니까.
도쿄 시뷰야에서 채식식당을 운영하는 오다 아키노부는 애초에 비건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 아니었다. 밴드를 하던 사람이었고 음악과 관련된 잡지에서 일을 하다가 알게 된 외국(주로 미국인) 뮤지션 때문에 채식, 완전 비건에 대해서 접하게 되었다. 일본에는 거의 가지 않아서 비건식당이 어떤 식으로 구성되어있는지 잘 모르겠지만, 오다 아키노부가 처음 비건에 대해 접했을 무렵에는 채식 식당이 거의 없었으며, 비건에 대한 인식도 별로 없었던 것 같다. 채식 식당이 있어도 가격은 비싸고 접근이 어려운 곳에 위치해있어서 홍보가 덜 되어 있던 것도 있다.
책에서는 오다 아키노부가 본격적으로 채식 식당을 하기 전 음악과 관련된 일을 에세이 식으로 풀어낸 이야기가 절반 정도를 차지한다. 채식 식당에 대한 이야기가 책의 뒷편 절반 동안 나오지만 사실 이 책은 채식식당 운영에 대한 내용이거나 비건에 대한 내용은 전혀 아니라고 느껴졌다. 오히러 오다 아키노부라는 사람이 어쩌다보니 채식식당을 운영하게 된 내용이다. 거창하게 비건이 몸에 좋다느니 뭔가 동물권에 대한 투쟁적인 이유때문에 비건, 채식식당을 하게 된 것이 아니라 가랑비에 옷이 젖어버리듯 채식식당을 하게 된 사람이라서 채식에 대한 이야기는 많이 하지 않았다. 그저 자신이 생각하고 추구하는 채식식당에 대해서 편안한 글로 잘 쓴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