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 읽었던 책에 있었던 단편은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사람에게는 얼마나 많은 땅이 필요한가, 바보 이반 정도 였고 다른 단편은 이번에 처음 읽는 느낌이다. 어렸을 때는 안나 카레리나와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를 쓴 레프 톨스토이와 이비쿠스와 아엘리타를 쓴 알렉세이 톨스토이를 많이 헷갈려했다. 아니 사실 러시아 문학에 대해 관심이 없는 사람은 레프 톨스토이, 알렉세이 톨스토이 이 두 명과 백치를 쓴 도스도예프스키를 많이 헷갈려하며 같은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레프 톨스토이는 신을 절절하게 믿는 사람이었고 현대 기독교보다는 천주교(혹은 그리스정교), 내지는 원시 그리스도교라고 불릴 만한 옛 교회로의 회귀를 더 믿었던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렸을 때야 아 그냥 뭐 신의 뜻 이구나 내지는 사람이 착하게 살아야 하는구나 정도로 책을 읽었었는데, 다시 책을 읽어보니 레프 톨스토이는 '신의 뜻'을 믿으려는 사람이었다. 신에게는 다 계획이 있으니 우리는 믿고 따르면 되는 것이고, 고된 육체노동을 하지 않은 않은 자는 식탁 위에서 밥을 먹으면 되지 아니하고, 내 주위에 있는 사람 중 제일 약하며 도움이 필요한 이에게 손을 내미는 것이 바로 신의 섬기는 일이라는 것을 누누히 이야기하고 있다. 내 생각에는 신의 뜻이랑 상관없이 도움을 줄 수 있는 일으면 도움을 주는 것이 마땅하며, 사람마다 우선순위가 다른 것인데 무조건 신의 뜻이니까 해야한다고 하면 반감이 생기는 일이다. 누구는 도와주고 싶어도 생각이 다르니까 직접적인 도움 대신 다른 일로 도와준다거나 할 수도 있는 일인데, '신의 뜻이 그러하니 도와줘라'는 생각에 찬성하지 않는다. 사람마다 사정이 다르고 지금 당장 도와주지 못 하는 사연을 가진 사람도 엄청 많은데 말이다. 어렸을 때는 멋모르고 재미있게만 읽었는데 성인이 되어 읽어보니 레프 톨스토이의 뜻은 알겠지만 그의 사상에 동의하지는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