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7개의 단편소설에서 기억에 남는 글은 '아름다운 나의 도시'였다. 주인공의 입장에 전혀 감정이입이 안 되서 였는지, 목표만 있을 뿐 목적도 계획도 없었던 그 사람의 행동에 어이가 없었을 뿐인지 알 수 없다. 그저 부자가 되고싶다는 열망과 본인이 나름 몸짱이며 나쁘지 않은 얼굴을 가졌다는 자부심이 그를 망하게 한 것이라 생각한다. 최소한 겉멋이 좀 덜 들었거나 계획적으로 머리를 썼다면 망하지는 않았을텐데, 책의 결말대로 끝나는 인생이라면 그의 '돈 버는 재능'이 많이 아깝게 느껴졌다.
두 번째 단편소설의 제목인 코쿤룸은 누에고치라는 뜻이라던데 러시아어 кокон에서 나온 말이 아닌가 싶다. 그 전부터 SNS만으로 소통하는 시대가 도래하기는 했지만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 이후 전인류가 모두 디지털누에고치가 되어 방 안에만 틀어박힌 채 나비도 나방도 되고싶어하지 않는 시대가 되어버린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