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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적 불평등 시점
명로진 지음 / 더퀘스천 / 2020년 1월
평점 :
이건 에세이다. 에세이가 맞기는 한데 다른 시점에서 본다면 존 롤즈의 정의론이나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 공정하다는 착각의 한국의 정서와 상황을 예로 들어서 쓴 정의론이다. 철학적 사유는 비슷한데 한국어로 쉽고 해학적으로 풀어 쓴 정의론이다.
내가 이 책을 존 롤즈나 마이클 샌델의 책과 비교하는 것은 다름 아닌 정유라나 다른 있는 집 자식이 더 쉽게 높은 관문을 통과한다고 쓴 내용이 있기 때문이다. 다른 부분도 물론 정의론을 해학적으로 풀어썼다고 할 수 있으나 마이클 샌델의 최근작 '공정하다는 착각'에 나왔던 내용과 틀이 비슷한 내용이라서 이 부분을 골랐다. 마이클 샌델은 '공정하다는 착각'에서 노력의 유무는 모든 사람에게 똑같은 조건을 주지만 그 결과를 가르는 것은 결국 재화의 유무라는 사실을 지속적으로 이야기한다. 부유한 집 자재는 하루 24시간을 모두 '노오력'에 사용할 수 있지만 재화가 넉넉하지 않다면 24시간 중 일부의 시간을 '돈을 버는 일'에 사용할 수밖에 없으며, 결국 일을 하는 사람이 할 수 있는 노력의 시간은 24시간에서 일부의 시간을 뺀 것이기 때문이다. 같은 재능을 가졌더라도 노오력의 차이가 생기니 결국 성공을 하는 것은 있는 집 자식이다. 저자는 과거 중고등학교를 다니던 시절에 대해 회상하면서 비슷한 이야기를 썼다. 같은 지역에서 살며 같은 고등학교를 다녀도 어떤 사람은 버스로 통학을 하고 어떤 사람은 기사가 딸린 자동차를 타고 통학을 하였으며, 기사가 딸린 자동차를 타고 다녔던 사람은 연세대에 합격했지만 버스로 통학하던 사람은 연세대를 가지 못했다고.
그 외에도 사회 전반에 퍼져있는 갑질이나 꼰대 문화에 대해서도 일침을 하면서도 몇몇 글에서는 스스로 꼰대임을 증명하거나 여성혐오발언을 하는 것도 보였다. 꼰대가 꼰대를 까면서 스스로 꼰대임을 입증하는 이중적인 글을 보는 것도 꽤 재미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