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은 연애 - 스페인 산티아고에서 쿠바 산티아고까지
주형원 글.사진 / 북로그컴퍼니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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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에 갔지만 산티아고를 단 한 번도 걷지 않은 사람. 그게 바로 나다. 산티아고와 인접한 빌바오, 산탄데르, 산세바스티안에 가보았지만 산티아고를 걷고싶지 않았다. 한국에서 하는 여행관련 예능과 여행 책, 그것도 스페인 여행과 관련이 있다면 바르셀로나와 함께 높은 확률로 등장하는 산티아고건만 나는 단 한 번도 그곳에 가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이 없다. 나는 매일 걸으니까.

굳이 이 책을 도서관에서 집어 든 것은 스페인에 살지도 않고 여행 스페인어 밖에 할 줄 모르는 한국인 파리지앵이 스페인과 쿠바의 산티아고를 다녀왔다고 하여 한 번 읽어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산티아고에 다녀왔던 사람은 몇 번 만났었고 그 중에는 오랜 시간 동안 아는 사람도 4~5명이 있다. 폰에 전화번호가 있고, 카톡 친구목록으로 뜨며 정기적/비정기적으로 연락을 하며 어쩌다 한 번씩 만날 때도 있으며 인스타 친구로도 등록되어 있는 사람 중 4~5명도 산티아고를 걸었다. 산티아고에 다녀왔던 사람은 모두 그 곳이 좋았다고 하던데 나는 별로 끌리지 않았다. 근데 이 책을 쓴 사람은 뭐하러 스페인의 산티아고를 걷고, 쿠바에 있는 산티아고라는 곳까지 찾아갔다왔는지 궁금했다.

책을 읽으면서 이 사람은 뭔가 털어낼 곳이 필요했다는 것을 느꼈다. 이 사람을 만나본 적은 없지만 글에서 정서적, 심리적 불안감이 느껴질 때가 있었다. 아주 찰나의 문장이지만. 외국에서 오랜 시간동안 살아서 그런 것인지 아니면 스페인의 산티아고로 가게된 이유 중에 하나인 집에 도둑이 들어 물건을 털어갔기 때문인지는 모르겠다. 애인이었고 친구였던 뤽상과의 에피소드를 읽을 때면 불안감이 더 강하게 느껴졌다.

쿠바의 산티아고에서 누군가 이 사람의 손금을 봐주며 여행을 많이 할 것이고 연애운은 꼬였다고 말을 해주었다. 그리고 이어진 문장은 '상당히 많은 사람이 나의 손금을 보고 연애수가 꼬였다는 말을 많이 했다.'라는 것이었다. 근데 연애수가 꼬였지만 여행을 많이해서 행복해보이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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