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정 이다혜의 범죄 영화 프로파일 이수정 이다혜의 범죄 영화 프로파일 1
이수정 외 지음 / 민음사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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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는 네이버 오디오클립에서 라디오 형식으로 진행되던 '이수정 이다혜의 범죄 영화 프로파일'을 책으로 엮은 것이다. 원래도 오디오나 라디오를 듣지 않는 편이고 그래서 팟빵이 한창 유행했을 때도 들었던 채널이 없다. 버스를 탈 때 가끔 버스 기사 아저씨께서 라디오를 틀어놓아서 듣는 것을 제외하고는 자발적으로 라디오를 들은 기억이 거의 없다. 나는 라디오처럼 듣는 것보다는 영상매체나 책처럼 시각적인 매체에 더 자극을 받는 사람인 것 같다.

책을 읽은 후에 네이버에 검색을 해서 해당 오디오클립을 찾아보니 책에 나왔던 16개의 영화보다 훨씬 더 많은 영화에 대해 범죄 심리학의 시각에서 분석을 한 것 같다. 책을 준비하면서 그 동안 해왔던 영화를 몇 가지 주제로 나누고 제일 적합한 것을 추려서 출간한 것 같다. 현재는 시즌2가 진행되고 있는데 영화를 범죄 심리학 시각에서 분석하는 것은 동일하게 진행하지만 여성에 대한 범죄 뿐만 아니라 좀 더 다양한 범죄에 대한 분석이 업로드 되고 있으며, 권일용 프로파일러과 김경옥 심리학 박사가 진행하는 프로파일링 나우라는 새로운 프로그램도 생겼다. '범죄 영화 프로파일'이 범죄 심리에 대해 대중에게 다가가기 쉽게 설명을 해주는 것이라면, '프로파일링 나우'는 더 전문적인 내용이 담기는 것 같다.

책으로 엮어진 영화는 본 것도 있고 보지 않은 것도 있었는데 어떤 영화는 꼭 한 번 봐야겠다는 생각이 든 것도 있었다. 외국 영화와 한국 영화의 특징도 알 수 있었는데, 같은 범죄 영화라도 외국에서 만들어진 '조커' 같은 경우는 범죄 심리학 전문가가 봤을 때도 현실적으로 있을 법하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현실적으로 있을 법하게'란 실제로 조커가 범죄를 저지르거나 심리적으로 상처받은 부분을 상세하게 묘사를 해주었으며 단순히 '가난'하거나 '어딘가 이상'해서 범죄를 저지른 것이 아니라 '외부에서 받은 상처'때문에 '정신적인 트라우마'가 생겼으며, 이것이 고착되어 '정신장애', 최소한 '정신과 약물을 꾸준하게 복용해야 하는 정도의 심리적인 상처'가 범죄의 기폭제가 되었다는 것이다. 한국 영화는 '어떤 사람이 범죄를 저지르는 심리상태'가 되는 과정을 그릴 때, 그 서사나 서술과정이 너무나 빈약하여 단순히 여성이나 이주노동자, 가난한 사람을 이유없이 범죄자 취급을 하거나 혐오의 대상으로 만들어버리는데 반하여 외국 영화는 그 과정 자체를 치밀하게 만들어 단순히 특정 계급의 사람을 혐오하게 만들지는 않았다. 아마 한국에서 유난히 특정 성별이나 계급 등에 대한 혐오가 드러나는 이유는 이런 영상매체에서 '그 계급의 사람을 이유없이 혐오의 대상'으로 만들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가스라이팅이나 그루밍 범죄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는 가스라이팅과 그루밍 성범죄를 단순히 성별 이분법으로 나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권력 관계(교사-학생, 부모-자식 등)에서 심리적 폭력을 가할 때 나타난다고 이야기를 해주었다. 여성이나 성범죄의 관점으로만 이야기를 풀어내지 않고 다양한 관점을 이야기 해주는 것이 좋았으며, 이 책은 부모나 교사가 한 번 읽어보고 자신과 관계를 맺고 있는 자녀나 학생에게 가스라이팅이나 그루밍을 이용해서 심리적인 폭력을 행하고 있는 것이 아닌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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