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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리스타 탐정 마환 - 평생도의 비밀
양시명 지음 / 몽실북스 / 2020년 8월
평점 :
절판
이 책의 전편인 '커피유령과 바리스타 탐정'을 읽었다. 전에 출간된 책은 바리스타 마환과 그가 볼 수 있는 유일한 유령 할(=재령)의 이야기를 볼 수 있는 단편집이었다면 후속작이라고 할 수 있는 바리스타 탐정 마환은 '할'이 유령이 된 이야기를 한 권으로 풀어쓴 중편소설이라고 볼 수 있다.
책을 읽으면서 모든 부모자식은 서로에게 상처를 주며 살아가는 것이라는 생각을 했지만, 그렇다고 하더라구 할(재령)의 아버지와 마환의 아버지는 너무나도 쓰레기 같았다는 것이 나의 의견이다. 책의 내용 자체는 바리스타 탐정으로 알려진 마환에게 노비의 평생도를 찾아달라는 의뢰가 들어와서 그 그림을 찾아나가는 여정이지만 사실 부모자식간의 갈등에 대한 소설이기 때문이다. 노비의 평생도는 할과 그의 아버지, 그 그림의 찾는 과정은 마환과 마환의 아버지와 관련이 있었다.
할이 살아생전에 노비였다고 보기는 조금 힘들다. 그의 집안은 정확하게 백정의 집안이었고, 조선시대때는 미천한 계급이었을 수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자유인이니까. 다만, 백정으로 살아온 할의 아버지가 할이 시대 때문에 상처받지 않기를 바라며 백정의 삶을 강요한 것은 할에게도 할의 아버지에게도 큰 상처였다. 할은 집을 나갔고, 할의 아버지는 죽은지 산지도 알 수 없는 아들을 위해 평생도를 그렸다. 평생도로 인해 죽어서나마 할은 아버지에게 받은 상처를 지울 수 있었을 것 같다.
난 마환의 아버지인 마교수가 완전 쓰레기라고 생각한다. 마환의 죽은 어머니를 많이 사랑했고 그 때문에 마환을 볼 때마다 사랑하던 사람이 생각나 상처받은 것은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 사람이니까. 사별 후 재혼을 선택한 것도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 교수로서 나름 안정된 직정을 빠르게 잡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뒷배경이 필요했을테니까. 다만 마환에게 했던 그의 행동은 완전 쓰레기였다. 아무리 마환을 보고 사랑하는 사람이 생각났기로써니 그는 사랑하는 사람이 낳은 사람을 너무나 매몰차게 대했다. 심지어 7살짜리 아이에게 말이다. 그리고 자신의 행동에 대해 사과를 하지 않고 정당화시키려고 했다. 자신이 상처받기 싫어서 남에게 상처주는 행동을 한 것인데 왜 그 상처를 자신의 어린 아들에게 준 것이냐 이 말이다. 짜증나는 인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