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내아들은조현병입니다] 모두의 상처

내 아들은 조현병입니다 - 정신질환자의 가족으로 산다는 것, 그 혼돈의 연대기
론 파워스 지음, 정지인 옮김 / 심심 / 2019년 9월

읽기에 편한 책은 아니었다. 론 파워스는 정신질환자의 가족이다. 정신질환을 가진 사람이 직접 쓴 글은 아니지만 가족은 그 옆에서 모든 과정을 지켜보고 함께하는 입장이기에 어떤 부분에서는 당사자보다 더 혼란스러울 수 있다. 게다가 부모기에 모든 일의 책임이 자기자신에게 있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고민도 있었을 것이다.

책은 크게 두 가지 얼개로 나뉘어졌다. 하나는 두 아들과 함께한 어렸을 때의 모습부터 정신질환 발병이후 자살과 살아남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유럽과 미국에서 정신질환을 가진 사람에게 어떤 조치가 취해졌는가에 대한 역사적 사실이다. 역사적 사실에 대한 부분은 온전히 '사실'이며 '역사'로서 기록이 되어 있었고, 재미있다고 말 할 수 없고 그렇게 표현할 수도 없다. 정신질환의 발병에 대해서는 의학적으로 이유를 아직 찾아내지 못하였으며 이 질환이 병으로써 치료가 가능한 부분인지 아니면 영원한 장기 손상으로 인한 장애가 되는지에 대한 명확한 구분도 되지 않은 것 같다는 게 나의 의견이다.

아버지로써 그리고 가족으로써 만난 정신질환은 가족의 삶은 물론 개인적으로도 트라우마를 남겼다. 게다가 둘째 아들 캐빈은 자살을 하였으니 그에 대한 충격도 만만치 않을 것이다. 여러 루트를 통해 이 사람은 '아버지' 론으로써 두 아들을 최대한 이해하고 고려하며 이 부분이 병으로써 제발 치료가 되길 원했다. 특정 마약이나 예술적 기질이 정신질환을 가속화 시킨다는 의학적 가설을 알게되었으나 마약은 그렇다치고 '예술'에 대한 열망이 과연 정신질환/장애/병을 강화하는 것인지 나는 잘 모르겠다. 책을 읽으면서 캐빈이 가지고 있는 예술적 능력과 정신질환 발병은 별개의 것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단지, 조현병이나 각종 정신질환/장애를 가진 사람이 무조건 다른 사람에게 공격적으로 행동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 뿐이었고 이러한 사실은 이 책을 통해 알게 된 것은 아니다. 캐빈과 달리 딘의 경우에는 한 순간의 실수를 가지고 사회에서 사람 한 명은 아예 제외시켰고, 이러한 과정에서 딘이 심리적으로 상처를 받았기에 정신질환이 발병한 것 같았다. 애초에 딘의 정신질환 발병와 캐빈의 정신질환 발병의 결과는 같았지만 원인 자체가 달랐기에 치료방법이 달라져야 했던 것이 아닌가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