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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를 100년간 이어가기 위해
타구치 마모루 지음, 윤선해 옮김 / 황소자리 / 2012년 9월
평점 :
1968년부터 도쿄에서 자영업으로 카페를 한 타구치 마모루와 후미코가 카페를 오랫동안 영업하고 나름 성공적으로 키운 경영노트와 철학이 담긴 책이다. 한국에서는 2012년에 출판되었다. 내가 요즘 도서관에서 무인대출기로 책을 빌려 읽을 수 있으니 빌려온 책이다.
오랫동안 자영업을 하고 그 자영업을 기업으로 일구는 사람의 책을 읽다보면 몇 가지 특징이 있다. 1. 주인이 쉬지 않고 일하며, 2. 주인이 먼저 직원에게 본을 보이며, 3. 손님/직원의 말을 귀담아 듣고, 4. 직원의 능력개발을 위해 투자를 하며, 5. 직원이 자의를 가지고 독립을 하려 할 때, 미련없이 사람을 놓아준다는 것이다. 물론 이 5가지 특징 외에도 경영이나 마케팅에 대해 감이 있을 사람이고 재무재표 같은 일에도 감각이 있으며 다른 사람의 눈에 보이지 않는 노력이 숨어있을테지만 말이다.
타구치씨 부부(결혼을 하면 남편의 성을 따라하는 일본이기에 아내인 후미코님의 성씨는 알 수가 없다.)는 카페를 개업한 뒤에 리모델링 공사를 한 기간이 아니라면 정기휴무일을 제외하고는 카페의 문을 닫지 않았다. 물론 부부가 함께 카페의 미래를 위해 유럽 여행을 간 적이 있지만 쉬기 위한 여행이 아닌 카페 영업의 미래를 위한 여행이니 일의 연장선상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같은 업종이 아니라도 다른 가게에 가서 고객 서비스를 유심히 보기도 한다. 이 부부는 Natural Born으로 서비스업이 천성에 맞는 사람인 것이다. 이 성격은 비슷한 유형의 스태프를 알아보고 채용할 뿐만 아니라 스태프가 고객에게 훌륭한 서비스를 전달하기 위해서 어떤 것이 필요한지 알고 그것을 제공해준다. 사실 사장 입장에서 무조건 고객에게 서비스를 잘 하라고만 요청하고 좋은 서비스를 위해 직원에게 어떤 것이 필요한지 고민하는 경우는 드문데, 이 부부는 그것까지 미리 신경써주는 것이다. 예를 들면 누구나 핸드드립 커피를 맛있게 만들 수 있도록 핸드드립 바를 키가 작은 사람도 편하게 쓸 수 있게 만든 것이다. 어떤 사람은 핸드드립을 내리는 바의 높이는 문제가 아니고 그 사람의 키가 문제라며 무조건 키가 큰 사람만 채용을 할 수 있는데, 여기서는 키가 크든 작든 커피를 맛있게 만들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준 것이다. 단순히 스태프에게 투자를 해주고 카페가 안정되고 난 다음에 사업을 확장한다는 것이 아니라 작은 것부터 직원이 일을 잘 할 수 있게 만들어준 것이다. 능력이 없는 사장은 하나부터 열까지 직원탓을 하던데 능력이 있는 사장은 하나부터 열까지 배려가 넘친다.
이 책의 제일 큰 장점은 쉬운 언어로 경영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었다는 것과 제일 끝에 사업계획서를 첨부해주었다는 것이다. 카페 경영이 아니더라도 작게나마 자영업을 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사업계획서를 작성하면서 일을 구체적으로 계산해보고 실제로 어떤 일이 필요한지 알아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