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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28일, 조력자살 - 나는 안락사를 선택합니다
미야시타 요이치 지음, 박제이 옮김 / 아토포스 / 2020년 8월
평점 :
절판
책을 읽기 전까지 저자가 안락사를 주제로 쓴 '안락사를 이루기까지'라는 책이 있는지 몰랐다. 검색해도 안 나오는 것을 보니 한국에는 정식 출간이 되지 않은 듯한데, '안락사를 이루기까지'도 한국어 정식 출간이 되면 좋겠다. '11월 28일, 조력자살'을 읽으면서 전작을 읽었다면 이해나 공감이 더 쉬웠을 부분이 간혹가다 보였기 때문이다. - 안락사를 지원하는 단체인 라이프써클의 의사인 프레지크와 미야시타 요이치의 관계나 이먀시타 요이치가 생각하는 안락사/조력자살에 대한 부분
개인적으로는 전공 때문에라도 대학생 때는 안락사와 관련된 기사나 책을 많이 찾아서 읽고는 했는데, 책을 읽으면서 오랜만에 안락사/존엄사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수 있었다.영상작업물로 치면 다큐멘터리 같은 것이 르포르타주이다. 가끔 에세이로 분류하는 서점도 있던데 다른 사람을 인터뷰한 결과물과 자신의 생각을 적은 것이니 일기나 감상문 같은 에세이와는 완전히 결이 다르다.미야시타 요이치가 일본에서 안락사라는 주제로 쓴 '안락사를 이루기까지'가 출간되고 나서 개인적으로 안락사를 희망하는 사람에게 간혹 연락이 오는 모양이었다. 주로 암에 걸렸거나 일반적으로 잘 알지 못하고 치료법도 밝혀지지 않은 희귀병을 가진 사람에게서 연락이 오는 모양이던데, 미야시타 요이치라는 사람의 정신이 건강하여도 지속적으로 이런 주제로 대화를 나누다 보면 마음이 지칠 텐데도 계속 대화를 나누는 것을 보니 대단하다고 생각했다.책에서 주로 이야기가 나왔던 고지마 미나라는 분하고는 지속적으로 연락이 닿고, 안락사 장소까지 같이 가서 마지막을 함께한 모양이지만 띄엄띄엄 연락이 이어지다 중간에 끊긴 경우도 있었다. 나중에 수소문을 해보면 병으로 사망한 경우도 있었다. 책의 맨 마지막에는 전 세계의 안락사 논쟁과 안락사 연도에 대한 간략한 연보가 나왔고 일본에서의 상황도 몇 줄이나마 적혀져 있었다. 최근에는 한국에서 안락사에 대한 이야기가 뜸하지만 2006~2010년 정도에는 안락사에 대한 이슈가 크게 치솟은 적이 한 번 있었다. 2008년 폐암 조직 검사를 받다가 식물인간 상태가 된 할머니의 자손이 할머니의 의미 없는 연명치료를 중단해달라고 병원에 요청하였을 때, 병원은 이를 거부하였고 결국 이게 기사화된 적이 있다. (해당 기사와 안락사 이슈를 쓴 최근 기사 http://www.ltn.kr/news/articleView.html?idxno=28954) 그리고 환자의 요청에 의해 안락사를 진행한 의사가 법원에 불려가 의사면허정지라는 판결을 받은 사례도 있었다. 유럽(이라고 해도 스위스, 네덜란드와 미주의 캐나다, 호주 정도)에서는 불치병이나 난치병에 걸렸을 경우 혹은 본인이 늙어서 남은 생을 행복하게 살 수 없다고 판단하고 의사의 소견(정신과를 비롯해 각종 여러 분야의 전문의)이 있다면 법적으로 안락사를 허용하고 있으나 한국이나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에서는 아직 안락사/존엄사가 합법인 국가는 없는 것으로 알고있다.
고지마 미나의 경우도 척수소뇌변성증이라는 난치병이자 희귀병이 발병을 하여 그전까지 해오던 경제활동을 비롯하여 모든 일상생활을 '혼자서' 할 수 없게 되었다는 것이 안락사를 원했던 제일 큰 이유겠지만, 두 번째로는 난치병이고 빠른 시일 내에 죽을 것이 확실한데 '자신이 언제 죽을지 모르는 삶'도 싫지 않았을까 싶다. 경제활동을 할 수 없으니 그동안 모아둔 돈으로 죽을 때까지 생활을 해야 하고 그럴 거면 돈이 떨어지기 전에 죽는 것이 나을 수도 있는데 언제 죽을지도 알 수 없다니 본인의 일이라면 이게 얼마나 답답한 상황일까?
한국에서 안락사와 관련되어 다시 이야기를 하는 사회가 되려면 관련해서 이슈가 하나 만들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람마다 생각이 다르겠지만 병 때문에 안락사/존엄사를 원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들의 선택도 존중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