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nk Book 핑크북 - 아직 만나보지 못한 핑크, 색다른 이야기
케이 블레그바드 지음, 정수영 옮김 / 덴스토리(Denstory)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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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핑크북, 분홍 책인거까지야 내가 어떻게 할 수는 없지만 앞뒤표지가 온통 분홍 컬러로 뒤덮여있고, 채도와 명도 별로 각종 핑크템이 그려져있는 책이라 그런 것일수도 있었다. 블루북이라고 해도 보통은 한 가지 채도와 명도로 뒤덮여 있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런 디자인을 많이 보지 않아서 그런 것 같았다.

책의 뒷 날개에는 어떤 핑크 소품 별로 점수가 적혀져 있었는데, 책을 읽기 전이지만 한 번 계산해봤다. 의도치 않게 핑크 북이 하나 있었고, 핑크 셔츠가 하나, 핑크 그릇이 하나, 핑크 예술품 하나, 핑크 신발이 하나해서 나는 총 5개의 핑크 소품을 가지고 있었고 점수로 환산을 해보니 20점 정도 되었다.이 책을 읽으면서 마리 앙투아네트가 머릿 속을 떠나지 않았다. 2007년에 개봉한 영화 '마리 앙투아네트'를 볼 때 영화 내내 분홍색 소품이 계속 뛰어다녀서 눈이 아팠던 기억 때문이었다. 분홍/핑크라는 하나의 색깔 개념 아래 이렇게 많은 명도와 채도가 존재할 수 있는지 그 때 처음 알았었다.

단순히 핑크 예찬론을 벌이는 책이 아니라서 좋았다. 문화와 시대적으로 분홍색에 대한 개념이 왜 다른지, 어떻게 바뀌었는지에 대한 것 뿐만 아니라 분홍이 가진 연대의 의미와 뜻도 알 수 있어서 나름 좋은 책이었다. 이 책을 읽지 않았다면 나는 조선시대 때, 분홍색이 신뢰를 나타내어 명종 대에는 선비의 복장으로 제안되기도 했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을 것이다.

가끔가다가 진담반 농담반으로 '핑크는 남자의 색'이라는 말을 하기도 했었는데 실제로 옛날에는 빨간색이 용감함을 상징했기 때문에 분홍색은 남자아이를 위한 색깔이었고, 푸른색은 성모마리아를 상징했기 때문에 파란색은 여자 아이를 위한 색깔이라는 내용이 나왔었다. 그것이 어린이용 물건을 마케팅 할 때 색을 입히니 물건이 더 잘 팔렸고 어느 순간부터 '핑크=여성', '블루=남성'이라는 공식으로 마케팅이 되었다는 것이다. - 결국 이미지는 마케팅의 산물이었던가?

핑크 역삼각형이 나치 시대 때, 남성 동성애자를 상징한다는 사실은 영화 '벤트'를 보고 이미 알았던 내용이지만 여성 동성애자의 상징은 검은 삼각형이었다는 사실도 짧게나마 나와 알 수 있었다.

핑크/분홍은 거의 언제나 나의 타입은 아니었지만 나름 신선하고 즐거운 재미를 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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