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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오르는 마음
이두온 지음 / 은행나무 / 2020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최근 홍보 영상 하나를 보게 되었다. > 이거 : https://bit.ly/2OlWMq5
처음 영상을 봤을 때는 조만간 개봉하는 한국 스릴러 영화의 홍보 영상인 줄 알았다. 영상에서는 기이해 보이는 돌담과 죽은 남성의 시체가 나뒹굴고 있었기 때문이다. 알고 보니 이것은 영화 홍보 영상이 아니라 이두온 소설가의 신작 소설 '타오르는 마음'의 홍보 영상이었다. - 타오르는 마음의 상세정보가 궁금하면 내 리뷰가 아니라 요기 링크(http://aladin.kr/p/xN7tU)로 가길 바람.
소설가 이두온의 첫 작품이었던 시스터와 마찬가지로 '타오르는 마음' 역시 스릴러 계열의 소설이다. 또 다른 공통점이라면 두 소설 모두 '사회'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는 스릴러라는 것이 아닐까 싶다.
처음 책 표지를 봤을 때 이게 사람 뒤통수인지 아니면 영상에 나왔던 돌무더기인지 의문이 들었다. 왜 하필 돌무더기로 생각했느냐 묻는다면 책에서 처음 발견된 살인 피해자가 바위 위에 올려져 있었기 때문이다.
이 책이 집에 도착하기 전 다른 책을 하나 읽고 있었기 때문에 내용이 궁금했지만 바로 읽지는 못했다. 읽고 있던 책을 다 읽고 이두온 소설가의 새로운 책 '타오르는 마음'을 집어 들었다.
처음 시작은 연쇄살인과 관련이 없어 보였다. 자신이 미치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퀴즈쇼에 출연한 여성과 옷을 벗고 나체로 돌아다니는 남성의 대화였으니까. 그 둘의 공통점은 연쇄살인이 일어난 마을에서 자랐으며, 최근에 일어난 살인사건으로 죽은 여성과 나름 절친한 사이였다는 것이다. 죽어가는 마을에 죽은 사람이 발견되었다.
마을이 죽어가는 이유는 여러 가지일 수 있으나 여기는 애초에 사회적 인프라가 아무것도 없는 곳에 그나마 돈을 벌 수 있는 건더기인 '국도'를 달리는 운전자에게 쉬어 갈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는 것뿐이었다. 그런데 '고속도로'가 생기고 난 뒤, 이 마을은 서서히 말라비틀어져 죽어간다. 마을에 살고 있는 사람은 마을과 함께 죽지 않기 위해 축제를 벌이지만 이 마을을 살린 것은 축제가 아니라 '살인사건'이었다. 마을에 나타난 시체 여러 구가 마을을 살렸다. 사람은 죽었는데 마을은 살아나는 기이한 일이 벌어져 버렸다.
실제로 연쇄살인을 저지른 범인은 빨리 밝혀졌지만 문제는 그것이 아니었다. 책을 읽으면서 악의 근원은 무엇인가에 대하여 진지하게 고민했다. 연쇄살인을 저지른 이는 '사이코패스'나 '소시오패스', 내지는 '살인 자체에 희열을 느끼는 사람'으로 치부할 수 있었다. 그에게 악의 근원을 묻는 것은 이상해 보였다. 그저 '악' 그 자체일 뿐이었으니까.
마을 자체가 악으로 둘러싸여 버린 것은 분명히 악의 근원과 관련이 있어 보였다. 마을을 둘러싼 살인을 위한, 살인에 의한, 살인을 즐기는 사람을 위한 축제는 실제 살인과 별개로 분명 이상해 보였다. 근데 그런 이상함을 의심하지 않는 사람이 너무나도 많았다. 이상한 곳에 이상한 사람이 모여드는 형국이었다.
친구 1人이 좋아할 만한 소설 스타일이라 친구에게 선물로 주기로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