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제목은 나름 흥미로웠다. 나도 한 때 홍대를 다니지 않지만 홍대에서 친구를 만나 노는 사람 중 하나였기 때문이다. 내가 홍대 앞에서 주로 놀았던 나잇대는 고등학생 무렵이었고, 그 때 친했던 친구는 모두 홍대 놀이터에서 만난 중고등학생무리였다. 우리는 (당연하게도) 홍대를 다니지 않았지만 홍대에서 노는 사람이었다. 아직도 홍대일대는 나에게 편안함을 주는 공간이며, 많은 사람이 약속을 잡는 공간 역시 홍대입구 9번출구이다.
'홍대 앞은 왜 홍대를 다니지 않는 사람들로 가득할까'의 최초의 목차는 역시 홍대에 대한 이야기다. 하지만 홍대에서 끝나지 않고 다양한 경제학에 대한 새로운 디자인을 나누는 책이다.
홍대의 경우 '인식' 자체가 젊은 사람이 많고 트렌디한 장소로 디자인 되었기에 다양한 문화공간과 카페, 맛집이 몰려있는 공간이 되었고, 더 많은 사람이 '놀기 위해' 가는 장소가 되었다.
책에서 제안한 다른 장소와 경제 또한 마찬가지이다. 내가 자주 가는 중고서점 알라딘의 경우 호주의 워킹홀리데이와 묶어 중고의 경제학을 제안한다.
호주의 경우 워킹홀리데이 유입 인구가 매년 급증하였다. 호주에서 워킹홀리데이를 하고 있는 대다수의 사람이 그 곳에서 돈을 벌어 세계여행을 하거나 자신의 나라에 돈을 보내려는 사람이다. 즉, 호주에서 번 돈을 호주에서 사용하지 않는 사람이고 호주의 경제적 자원이 다른 나라로 유입된다는 의미이다. 그런데 호주는 경제적 손실을 분명히 알면서도 왜 워킹홀리제도를 그대로 두는가? 이유는 간단하다. 워킹홀리데이로 호주에 온 사람이 벌어 '호주 내에서 살기위해 쓰는 돈'이 '외국으로 유출되는 돈'보다 경제 효과가 더 크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냥 두는 것이다. 물론 이를 위해 여러 제도적은 보완을 했겠지만.
알라딘의 오프라인 중고서점 역시 마찬가지이다. 알라딘은 온라인에서 책 판매를 하다가 오프라인 중고서점을 종로에 맨 처음 오픈하였다. 처음에는 2~3개의 지점을 열고 말겠지 했던 중고서점은 어느 새 전국으로 확대되었고, 이제 미국까지 진출한 상황이다. 동대문에 헌책방거리가 있었지만 알라딘은 중고서점을 공유경제로 리디자인하면서 더 깔끔하고 검색하기 편하게 만들었다.
다양한 경제 리디자인을 생각해볼 수 있어서 재미있게 읽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