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극 오스틴 별장의 영혼경매
공연기간 2020.03.07 ~ 2020.05.31
공연장소 대학로(혜화역) 스튜디오76
2020. 5. 12. 캐스트
김감 신광현, 사월 이지유, 판숙 조예림, 일복 손재익, 양철 황도연
스페인에서 한국으로 귀국 후, 코로나때문에 연극/뮤지컬을 보지 못 하다가 공연을 보러갔다. 코로나 확진자가 다시 급증하고 있는 상황이라서 공연을 지속적으로 볼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한국에서 첫번째로 본 공연은 극단 신기루만화경의 <오스틴 별장의 영혼경매>이다.
1981년, 한국에서 푸른눈의 아버지라 불렸던 존 오스틴의 영혼에 대한 경매를 둘러싼 이야기다. 보통은 경매에 참가하는 이유는 희소성/가치가 있는 물품을 소장하거나, 경매에서 물건을 낙찰한 뒤에 되팔아 차익으로 이익을 내기 위함인데 이 경매에 참가하는 사람은 그저 질투심 때문이거나 자신의 가족을 찾기 위해서다.
본질적으로는 입양과 관련된 이야기이다. 이것도 약간 스포일러라서 더 이상의 설명은 생략하겠지만, 극을 보면서 아직까지도 외국으로 아동을 수출하고 입양이라는 포장을 하는 나라가 한국이라서 짜증이 났다. 게다가 입양을 보낼 때, 아동에 대한 서류를 조작하거나 입양을 하는 부모에게 상황을 제대로 알리지 않아서 형제자매/쌍둥이가 각기 다른 집이나 국가로 입양이 되는 상황이 비일비재하여 더 짜증이 났다. 일례로 어나더 미(책, 영화로는 트윈스터즈로 개봉하였다.)의 두 주인공은 쌍둥이 자매였는데도 입양기관이 입양부모에게 제대로 된 정보를 주지 않아 각각 미국과 프랑스로 입양되었고 20년이 넘는 세월동안 자신에게 쌍둥이 자매가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살았다. 미국과 프랑스에서 자매를 각각 입양한 입양부모는 쌍둥이 자매라는 사실을 알았을 때, '쌍둥이였다면 두 명 모두 입양했을 것'이라고 말을 했고 두 명의 주인공 모두 '자매와 함께 컸다면 자신이 덜 외로웠을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특히나 프랑스에 입양된 사람은 외동으로 자랐고, 주변에 사는 동양인이 적었기에 더 외로움을 많이 탔던 것 같다.
연극은 그래도 나름 해피엔딩으로 끝난다. 해외로 입양된 사람의 삶이 연극처럼 해피하지는 않겠지만, 한국에서 그들을 외국으로 보낸 입양기관과 한국 정부가 일처리를 쓰레기처럼 하지 않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