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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사적인 도시 - 뉴욕 ㅣ 걸어본다 3
박상미 지음 / 난다 / 2015년 4월
평점 :
도서관에서 빌린 책을 읽기 전, 약간 화가 났다. 책 정면에 '페이지가 일부 낙장이 되었으니 이용에 참고하시기 바랍니다.'라고 쓰여있는 문장 때문이었다. 국가에서 운영하는 도서관이고 워낙에 많은 사람이 책을 빌려 갔다가 돌려주는 곳이나 가끔 찍어진 책을 테이프로 붙여두었거나 누군가 커피를 흘린 흔적이 책에 남아있기는 하였다. 그래도 이 책처럼 책의 일부분이 없다고 쓰인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에세이는 소설처럼 어떤 한 부분이 없다고 해서 문맥을 따라가는데 어려움이 있는 글의 유형은 아니라지만 책의 일부가 소실되었는데 그 책을 그대로 대출을 하고 있는 도서관에 화가 났다. 책의 일부분이 없다는 소리는 망가졌다는 것인데 그럼 책 자체를 새로 사두어야 하는 것 아니었을까? 심지어 절판된 책도 아닌데 말이다.
투덜거림을 멈추고 책 이야기를 시작하자면 한 사람이 쓴 4년 반 정도의 뉴욕 생활을 정리한 글이라고 할 수 있겠다. 4년 반 동안 지속해서 글을 쓴 것도 신기하지만 그 글을 정리하는 데 도움을 주겠다며 나선 친구가 있다는 것도 신기했고, 700장이 넘는 페이지를 읽고 다듬어 새롭게 책으로 만들어낸 사람도 신기했다.
하루에 짧게라도 글을 썼는지 아니면 바쁠 때는 한동안 글을 쓰지 못하다가 한꺼번에 글을 썼는지 확실하지는 않았다. 블로그에 써져있는 글을 정리하면서 날짜 대신 연도와 월만 적혀있었고, 매년 달라지는 뉴욕과 뉴욕의 집과 일에 대한 이야기는 있었지만 얼마나 주기적으로 글을 썼는지는 나와있지 않았다. 일종의 일기였기에 내용이 중구난방일 때도 있었지만 나름 재미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