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이킬 수 없는 약속
야쿠마루 가쿠 지음, 김성미 옮김 / 북플라자 / 2017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아마 스페인으로 떠나기 전, 그러니까 2018년 정도에 이 책에 대한 홍보를 자주 SNS에서 봤던 것으로 기억한다. 관심이 갔지만 선뜻 찾아서 읽지는 않았는데, 갑자기 생각이 나서 읽게 되었다.

SNS 홍보로 자주 보던 책 내용은 이랬다. 자신의 과오로 조폭에게 쫓기고 있던 한 남자는 구름다리 위에서 한 여성 노인을 만나게 된다. 이 사람은 자신이 곧 죽을 목숨이라며 전 재산을 남성에게 주는 대신 자신의 딸을 성폭행하고 죽인 사람 2명이 교도소에서 출소를 하면 대신 복수를 해달라고 부탁을 한다.

구름다리 위에 있던 남성은 무카이 사토시(= 다카토 후미야), 곧 죽을 노인은 사카모투 노부코.

무카이 사토시가 다카토 후미야였던 시절. 그는 얼굴이 일그러져 있었다. 책에는 그의 옛 얼굴에 대한 묘사를 사람들이 싫어했고 학교에서는 얼굴때문에 괴롭힘을 당했으며 자주가던 식당 주인은 역겨우며 그가 식사를 할 때는 다른 손님이 들어오지 않았다고 하였다.

안 그래도 일그러진 얼굴에 전과기록 때문에 제대로 된 일을 구할 수 없으니 그가 주로 하는 일은 불법적인 일이었고 일명 야쿠자로 불리는 일본 조폭과 나쁘게 얽혀서 사카모투 노부코의 부탁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어차피 죽을 목숨이었다.

부탁을 받아들이고 일상적인 생활을 하게된지 23년. 그는 정상적인 삶을 찾았다고 생각했지만 사카모투 노부코의 딸을 성폭행 뒤 살해한 남성 2명이 출소하면서 사람을 죽이라는 메시지가 계속해서 그의 뒤를 쫓았다.

그 메시지를 보낸 사람은 사카모투 노부코의 딸과 비슷하게 성폭행을 당했고 그 뒤 자살한 사람과 매우 가까운 사람이었다.

책을 읽으면서 중간중간 텔레그램의 N번방이 떠올랐다. 사회적으로 조직된 아동과 청소년에 대한 성폭행에 대하여 이 사회는 성범죄를 저지른 사람을 사회적으로 죽여버리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나도 N번방에 참여하여 성범죄를 저지른 사람의 행동이 매우 역겹다. 그리고 어떠한 형태로든, 이왕이면 최대한 사법적인 형태로 죄에 대한 처벌을 받게 하고 싶다. 분노를 가진 복수를 하고 싶은 감정은 당연하지만 그 이후는 어떻게 될까? 책에서는 사카모투 노부코의 딸의 성폭행 뒤 살해한 사람 2명은 어떻게든 법의 처벌을 받았다. 출소되었기는 하지만 무기징역형을 받아 감옥에서 오랜 시간을 받았으니까. 무카이 사토시는 성폭행을 저질렀다고 하지만 사실 그는 누명을 쓴 것이었고, 실제 성폭행을 저지른 자는 따로있었다. 그리고 성폭행범을 살인으로서 죽인 사람은 바로 성폭행 당한 사람의 아들이었고.

다른 모든 범죄가 마찬가지이기는 하지만 성범죄는 유난히 재범율이 높다고 느껴진다. 재범율에 대한 %가 어느 정도 되는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심리적으로 재범율이 높다고 느껴지는 범죄다. N번방에 대한 여론이 매우 좋지 않다. 실질적으로 N번방 운영에 관여했던 사람은 어떤 형식으로든 사법적인 형을 받을 것이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이러한 성범죄가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하는데 한국은 그러한 준비가 되어있는 나라일까 궁금하다. N번방에서 촬영물을 소비한 사람은 주로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의 남성이라고 한다. 이 촬영물을 소비한 사람이 사법적으로 재판이나 벌금을 물지 않더라도 최대한 다시는 성범죄 자체를 저지르지 않도록 해야하는데, 그것이 과연 얼굴 및 신상공개로 해결이 될지는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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