템테이션
더글라스 케네디 지음, 조동섭 옮김 / 밝은세상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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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더글라스 케네디의 소설을 그닥 좋아하지 않는다. 이 사람의 쓰는 글은 흥미롭지만 나의 취향이 아니다. 빅 픽쳐와 모멘토를 읽었고 흥미롭다고 생각했지만 그 책을 2번 이상 읽고 싶지 않았고, 그의 다른 소설을 찾거나 사서 읽을만큼의 노력을 하고 싶지 않았다.

템테이션을 읽게 된 것은 순전히 우연이었다. 파리에서 머물고 있는 한인민박에 누군가 이 책을 두고 갔고, 나는 파리에서 2주 동안 머물고 있었다. 여행의 거의 끝자락에는 폰이 켜지지 않는 사태가 발생했고, 나는 어떻게든 폰 없이 시간을 죽이는 방법을 찾아야만 했다. 한인민박에는 여러 가지 책이 많았는데 그 중 한 권이 더글라스 케네디의 템테이션이었다. 이 책은 지정성별 남성으로 생각되는 어떤 사람이 친구와 같이 여행을 하고 있는 지정성별 여성에게 준 것이라고 추정된다. 앞표지 안 쪽에 붙어있던 2장의 포스트 잇에는 여행을 잘 끝내길 바란다는 글과 함께 한국에 도착한 뒤 책을 돌려주고 싶다면 연락을 하라며 전화번호가 적혀있었는데 책을 받은 사람은 이 책을 파리에 두고 갔다. 남성에게 책을 돌려주지 않은 것은 맞지만 연락에 대한 것은 알 수 없다. 책은 두고 갔어도 전화번호는 폰에 찍어 갔을지 모르는 상황이니까.

시놉을 간단하게 이야기 하자면 무명 작가였던 한 남성이 쓴 시나리오가 유명한 방송국에 팔려서 인기 드라마(혹은 시트콤)으로 제작이 되고 승승장구하게 된다. 그러다 세계에서 돈이 제일 많은 것으로 추정되는 영화광에게 초대를 받아 섬으로 가게 된다. 그 둘은 작가가 아주 오래 전에 썼던 영화 시나리오를 토대로 영화를 하나 만들기로 한다. 문제는 작가가 섬을 떠난 이후로 이 부자 남성이 이 작가를 표절 논란에 휘말리게 하여 나락으로 떨어뜨린 이후부터이다. 이 부자 남성은 자신이 가지지 못 한 재능을 가진 작가에게 질투를 한 것일수도 있고, 자신의 아내와 정신적으로 교감한 것에 대해서 화가 난 것일수도 있다. 첫번째가 이유라면 질투를 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해서는 공감하지만 '질투라는 것'이 작가를 나락으로 떨어뜨릴만한 이유가 되는지 설명할 수 없다. 두번째가 이유라면 이유는 설명되지만 방법이 너무나 옹졸하고 치사해서 짜증이 치밀 정도이다. 게다가 사건이 해결될 무렵에는 부자 남성은 작가에게 사과를 하지 않는다.

소설 자체는 재미있게 읽었으나 기분이 나빠서 이 책을 2번 읽고 싶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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