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일리에겐 아무 잘못이 없다
최형아 지음 / 새움 / 2019년 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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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할 일은 없고, 나갈 수도 없는 상황에서 동네 도서관에서 무인대여기를 통해서나마 책을 빌릴 수 있어 다행이라는 생각과 함께 장바구니에 쌓아두었던 책을 한두권씩 빌려서 읽고 있다. 어차피 60권이라는 책이 우리 집에 들어온대도 함께 살 수 있는 공간도 없을 뿐더라 그 책을 살 수 있는 돈도 없으니 빌려서 읽는 것이 현재로서는 최선이다.

맨 처음 빌린 책은 셰익스피어처럼 걸었다와 에일리에겐 아무 잘못이 없다 이 두 권이었다. 평소에 연극과 뮤지컬을 좋아하고 희곡을 읽을 때도 많으니 셰익스피어와 관련된 책이 장바구니에 담겨있는 것은 그렇다 치더라도 도대체가 에일리에겐 아무 잘못이 없다라는 책이 왜 장바구니에 담겨있는지 알 도리가 없었다. 심지어 나는 한국 소설을 많이 읽는 편은 아니었기에 말이다.

처음 필리핀에서 납치되는 한인 사업가를 아버지의 명령으로 찾으로 가는 남성의 이야기는 점차 코피노의 이야기와 연결이 되었다. 아마 이 이유때문에 이 책이 장바구니에 담겨지게 되었나보다. Ugly Korean. 더러운 한국인의 역겨운 이중성 때문에 말이다.

에일리는 필리핀에서 사업을 하던 한국인 정치인의 딸이다. 어머니는 필리핀 사람. 전형적인 이야기인지 아닌지는 모르겠다. 다만, 한국코피노협회라는 단체도 있으며 많은 한국인 남성이 필리핀에 가서 현지 여성과 결혼을 전제로 동거를 하다 한국으로 돌아와서는 모른 척 한다는 것은 사실이다. 게다가 비슷한 짓꺼리는 하더라도 미국인의 경우는 최소한의 양육비를 보내주는 인간도 있다는데 한국인은 아예 모른 채로 일관하거나 자신의 연락처나 주소를 거짓으로 남기는 경우가 허다하단다. 남성의 행방이 묘연하다면 낙태를 하면 되지 않느냐고 반문할 수도 있지만 필리핀의 경우 카톨릭을 믿는 사람이 많고, 종교 때문에 낙태를 거의 하지 않는다고 한다. 낙태를 하지 않는 이유가 종교때문인지 아니면 법적인 문제때문인지 다른 문제가 있는지 모르겠지만, 대다수의 신문기사와 책에서는 그렇게 '쓰고'있다.

한인 사업가를 납치하는 사람과 그에게 돈을 요구하는 사람, 그리고 원한을 가진 사람 모두 에일리와는 관계가 없다. 에일리가 사주를 한 것도 아니고. 에일리의 어머니 또한 그저 남편을 찾고 싶었을 뿐이지 돈이나 기타 다른 것을 요구하고 싶었던 것은 아니었다. 그러기에 책의 제목은 에일리에겐 잘못이 없다 인 것이다.

내가 책을 읽으면서 짜증이 났던 것은 단체 카톡방 등에서 '여성'을 따먹는 이야기에서부터 외국에 나가 만난 여성이 가진 아이를 모른체하는 주제에 자신의 아내나 여성애인에게는 순결을 강요하는 쓰레기 같은 '한국 남성' 때문이었다. - 일례로 여성애인이 유럽 여행을 할 때, 양성이 같이 쓰는 도미토리에 묶는 것을 반대한다거나 아니면 유럽 여행 자체를 반대하는 것 등. 말도 안 되지만 이런 이유때문에 자신의 여성 애인이 외국 여행을 하는 것 자체를 반대하는 사람도 있다.

책이 나쁘게 끝나는 것은 아니지만 책을 다 읽고서는 기분이 썩 좋은 것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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