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로빈 후드의 모험 - 완역본 현대지성 클래식 17
하워드 파일 지음, 서미석 옮김 / 현대지성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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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에서 소리 소문 없이 사라져버린 테런 에저튼 출연작 영화 후드.

극장에 2~3주가량 걸려있기는 했지만, 영화 후드를 본 사람치고 호평을 한 사람은 거의 드물다.

영화 후드 덕분에 리들리 스콧의 출연작 영화 로빈 후드가 호평을 받고 있는 아이러니한 상황.

근데 2008년 리들리 스콧의 출연 영화 로빈 후드 또한 당시에 악평이 꽤 많았다는 사실.

- 나는 둘 다 봤다.

테런 에저튼이 출연했던 영화 후드의 경우 등장인물의 이름이 하워드 파일이 쓴 로빈 후드의 모험과 일치했다. 주인공 로빈 후드를 비롯하여 리틀 존, 마리안, 윌 스칼렛, 노팅엄 주장관, 기스본의 가이, 성직자 턱 모두.

다른 점이라면 캐릭터의 성격과 행동이었달까?

원작으로 여길 가능성이 큰 하워드 파일 작, 로빈 후드의 모험에서 '로빈 후드'는 명궁이었으나, 평민이었고, 그가 셔우드 숲으로 들어간 이유는 화살 쏘기 대회에 참가하던 중 숲 안에서 관리인과 다툼 중 왕의 소유였던 사슴을 죽이고 숲 관리인을 죽였기 때문이었다.

- 영화에서의 로빈은 록슬리에서 태어난 헌팅던 백작 로버트(애칭 롭)으로 나온다.

리틀 존은 원작에서 로빈이 여행을 갔다가 만난 사람으로 육척봉 대결 후 로빈의 오른팔이 된다.

- 영화에서 로빈과 리틀 존은 십자군 전쟁에서 처음 만나며, 리틀 존의 출신은 이슬람이다.

윌 스칼렛은 원작에서 귀족 출신이며 로빈의 조카로 등장하지만, 영화에서는 로빈의 전쟁 참여 중 마리안과 결혼을 하며 정치가의 야심을 품고 있는 평민으로 나온다.

마리안의 경우 원작에서는 초반에 이름만 언급될 뿐이지만, 영화에서는 실제 얼굴과 여장부로 나온다.

기스본의 가이는 원작에서 극 말미에 로빈을 죽이기 위해 노팅엄 주 장관이 면죄해준 살인자이며 로빈과 싸움을 하다 죽지만, 영화에서는 전쟁 시 로빈의 직속상관이다.

성직자 턱은 원작에서 파운틴 수도원의 탁발 수사이며, 음유시인 앨런 어 데일의 결혼식을 위해 로빈과 동료들이 모시러 갔다 동료가 되는 수도사지만, 영화에서는 어렸을 때부터 로빈을 알아온 신부님이다.

캐릭터의 성격이 거의 바뀌지 않은 사람은 노팅엄 주 장관뿐인가?

영화 후드는 어떤 식으로든 성공한 영화는 아니다. 영화 후드에서 귀족이었던 로버트가 의적 로빈 후드가 되기까지 동기가 너무 빈약하고, 공감도 되지 않았다. 사랑했고 아직 사랑하고 있는 마리안을 잃은 상처? 정의감? 영화에서 보이기는 했지만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은 적었다.

액션 활극? 사실 활 액션이 재미나기는 했지만, 헐리우드에서 활액션 스턴트 장인이자 고전 궁술 연구가 Lars Andersen의 유튜브 영상이 더 엄청나다.

- 실제로 리들리 스콧의 로빈 후드와 테런 에저튼의 후드 모두 Lars Andersen가 훈련시키고 만든 액션이라고 한다.

- 아. 책 후기 쓰다가 영화와 책의 캐릭터 차이와 영화가 별로라는 이야기를 쓰고 있구나.

'로빈 후드의 모험'이 얼마 전까지 집에 책으로 있었는데 어디 안 보이는데 둔 것인지 아니면 알라딘 중고서점에 팔았는지 기억이 안 나서 도서관에서 빌려 읽었다.

로빈은 처음부터 끝까지 호쾌한 사람이었다. 즐겁게 살았지만, 생명의 소중함을 알았고 자신이 가지고 있는 원칙을 배반하지 않으려고 했다. 그래서 귀족이 아닌 모든 사람이 로빈 후드와 그의 무리를 좋아했던 것 같다.

사람을 죽이지 않으나, 귀족이 약탈해서 얻은 돈을 모든 사람과 나누는 행동은 셔우드 숲 근처에 사는 모든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행동이었을거다. 불법자금을 취득하고 은닉하려는 사람에게는 눈엣가시였겠지만.

책을 끝까지 읽고난 뒤에 본 해설부분에서 영화 후드의 로빈 캐릭터에 대한 단서를 찾을 수 있었다. 로빈 후드에 대한 여러 가지 전설 중 하나가 1160년 록슬리에서 태어난 헌팅던 백작 로버트라는 가설이 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나는 이 가설에는 반대한다.

귀족 로버트가 로빈 후드라면, 그는 평민에 평민을 위한 의적이 아니게 되어 버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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