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나은 삶을 상상하라 - 자유 시장과 복지 국가 사이에서
토니 주트 지음, 김일년 옮김 / 플래닛 / 2012년 5월
평점 :
품절


대학교를 졸업하기 직전, 아니면 졸업한 직후 읽었던 책으로 기억하고 있었다.
책의 초판 1쇄를 확인해보니 2011년으로 찍혀있었다. 대학교 졸업 이후 이음에서 활동할 때 읽은 책이구나.
책에 줄을 그어가며 읽는 편은 전혀 아닌데, 이 책에는 줄이 엄청나게 많이 그어져있었고 어떤 부분에는 '박나윤 각주'가 적혀있었다. 2011년에 나는 어떤 생각을 하고 있었을까?


본질적으로 평등주의적인 스칸나다비아 국가들과 훨씬 더 다채로운 양상을 보이는 남부 유럽 국가들이 똑같을 수는 없었다. 대서양 양안의 영어권 국가들과 대영제국 권역의 국가들에서는 오래된 계급 구분의 잔영이 여전히 남아있었다. 하지만 과도한 불평등이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자 각국은 나름의 방식으로 사적 영역의 실패를 공적 영역을 통해 해결하려 했다. p25
- 박나윤 각주 ; 자본과 자유주의의 실패를 국가의 복지 개념으로 해결하려고 노력.

2005년, 미국 국민소득의 21.2%가 단 1%의 소득자에게서 발생했다. 1968년, GM의 CEO가 벌어들인 소득은 기본급과 수당을 다 합쳐 GM 일반 노동자의 66배였다. 하지만 오늘날 윌마트의 CEO는 윌마트 노동자 임금의 900배에 달하는 돈을 번다. 실제로 그해 윌마트 창업자 가족의 총재산은 대략 900억 달러로 추산되었는데, 이는 미국의 하위 40%, 즉 1억 2천만 명의 총소득과 맞먹는 규모였다. p25
- 박나윤 각주 ; 사회적 사실을 통한 탈규제 정책의 악영향에 대한 근거

이제 고용주는 어떤 임금을 제시하더라도 노동자들을 고용할 수 있게 되었고, 노동자들은 복지 혜택에서 배제되는 위험을 감수하지 않으려면 아무리 마음에 들지 않는 일자리라 하더라도 받아들이는 수밖에 없었다. 따라서 이 법령은 단순히 복지 수혜자의 수만을 그치지 않고 임금과 사업 비용까지 떨어뜨렸다. p35
- 박나윤 각주 ; 사람이 살 수 있는 최저임금을 무너뜨렸다.

"그건 사회주의잖아요! 우리는 국가가 내 일에 간섭하는 걸 원하지 않아요. 무엇보다 우린 세금을 더 낼 생각이 없다고요." 인지 부조화 현상 - p41
- 박나윤 각주 ; 삶이 더 나아지기를 원하지만 그것에 필요한 국가의 정책 개입을 원하지 않는다.

미국에서 '공공분야'의 몇몇 측면들은 비교 대상이 될 만한 유럽 국가들의 제도들보다 더 정교하게 발전되어 있다. - p44
- 박나윤 각주 ; 미국인에게 공공재는 비난의 대상이지만 교육과 도로 그리고 몇몇 분야에서는 공공 정책의 모범적인 사례를 보여준다.

지난 30년간 어떤 정책을 지지하느냐는 질문을 받을 때마다, 우리는 그것에 어떤 경제적 실익이 있는지를 궁리할 뿐 다른 요소들을 전혀 고려하려 하지 않았다. 모든 것을 경제 문제, 그것도 가장 협소한 의미에서의 경제 문제로 환원시켜 버렸던 것이다. 하지만 이는 인간 본능에 내재한 조건이 아니라 그저 후천적으로 취득한 취향에 불과하다. - p45
- 박나윤 각주 ; 정책에 대한 지지가 인권, 사회적 타당성, 사회적으로 필요한 최소의 안전망 등으로 고려된 것이 아니라 오직 경제적 요인, 그것도 미시 경제 측면으로만 바라봐지고 있었다.

자본주의의 '보이지 않는 손'은 경쟁에 수반되는 도덕적 결점을 실수 없이 고치는 멋진 환영을 연출해 낼 수 있었던 것이다. - p49
- 박나윤 각주 ; 자본주의는 자기 파괴적인 속성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전통적, 종교적으로 내려온 규제들이 그런 속성들을 제대하였다.
- 박나윤 각주 ; 경제의 몰락으로 기본적인 생활의 영위가 어려워지고 자본주의 경제체제에 대한 대안으로 공동체 윤리가 떠올랐다. 사적 이익을 추구하는 자유주의는 경제적 몰락으로 생긴 사회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2018년. 책이 한국에 출간되고 7년이 지났다. 이 책은 한국에서 계속 판매가 되고 있고 지속적으로 읽는 사람이 있다.
7년 동안 나는 심장 안에 있던 날카로움이 나 자신을 공격하고 있던 것이 아니었나 싶다.
과거가 현재로 지속되게 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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