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이 예술, 그리고 그 예술을 창조하는 예술가에 대해 환상을 가지고 산다.
아마 스스로 예술을 창조하는 삶을 살지 않는다고 생각하거나, 단 한번도 예술을 창조했다고 생각하지 않아서일지도 모른다.
다른 면에서는 정확하게 악기를 다루거나 그림을 그리는 예술활동을 하기 위해 필요한 반복작업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었을지도 모른다.
악기를 제대로 연주하기 위해 그림을 제대로 그리기 위해 하나의 음을 연주하고 색을 칠하는데 수억번의 단순작업이 반복되는지 모르는 사람도 있다.

자코메티를 보면서 그가 하는 행동에 가끔 많은 사람이 헛웃음을 터뜨렸다. 이해할 수 없을 행동이었을 수도 있다.
미친듯이 집중해서 그림을 그리다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색을 덧칠하거나, 음식을 먹으러 가서 짧은 시간안에 음식과 와인 세 잔, 그리고 커피 두 잔을 먹어치우거나.

자코메티는 왜 예술을 한 걸까? 영화에서는 나오지 않았다. 그는 예술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자코메티의 연인(이자 불륜녀)이었던 캐롤린의 포주가 돈을 달라고 할 때, 그는 모델료를 더 주려고 했다. 1년치의 값을 치를 때(이런 문장과 어감이 싫지만), 그는 돈을 아까워하지 않았다. 그리고 말했다. 그게 더 중요하다고. 모델을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그림을 그릴 때도 그랬다. 그림을 그리기 어려울 때, 더 쉬운 부분부터 그리라는 조언에 그는 어려운 부분부터 해야한다고 이야기했다. 자코메티는 그런 사람이다. 예술이 더 중요하고 어려운 부분을 먼저 하는 사람. 예술에 완성이 없다고 한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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