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함께 산다 - 시설 밖으로 나온 장애인들의 이야기
서중원 구술, 정택용 사진, 장애와인권발바닥행동 기획 / 오월의봄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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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단에서 내려오다 다리를 접질려, 집 안 갇혀 하루 종일 나갈 수 없던 더운 여름날.
다리가 아픈 나는 움직일 수 없었기에 침대에 누워 며칠 전, 집으로 배송된 '나, 함께 산다'를 읽었다.

장판에서 활동했던 3년 8개월.
전장연, 협의회, 부모연대, 장추련, 발바닥, 문화공간, 나야와 함께했던 이음 활동 동안 탈시설과 자립이라는 단어를 자주 사용했다.
장애 유무, 유형, 정도와 상관없이 지역에서 살 수 있어야 했다고 시설에 이야기를 했고, 그에 따라 지역사회 자립지원을 해야 한다고 말을 했다.
그 기간 동안 지금의 내가 스스로 생각해도 설익은 생각으로 사업 계획서를 썼고, 시설에 이야기를 했지만, 실제로 그 삶을 살고 있는 사람의 이야기를 잘 들으려고 하지 않았던 것 같다.
나는 그 당시. 당장 내가 힘든 것만 생각했다.

'나, 함께 산다.'에서 내가 아는 사람에게 물어보지 않았고 듣지 못한 이야기를 읽었다. 나는 왜 물어보려고 하지 않았을까? 왜 듣지 않으려고 했을까? 왜 힘들다고 말을 하지 않으려고 했을까? 왜 내가 먼저 변하고 다르게 다가가려고 하지 않았을까?
뒤늦은 후회가 밀려왔고 부끄러웠다. 나는 탈시설을 자립생활을 그냥 해야만 하는 일이라고만 생각했던 걸까? 어떤 사람에게는 삶이 변하는 커다란 선택이었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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