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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 침스키 - 인간이 될 뻔했던 침팬지
엘리자베스 헤스 지음, 장호연 옮김 / 백년후 / 2012년 10월
평점 :
절판
실험동물로 살고 평생을 갇혀지냈던 침팬지. 님 침스키.
책을 읽는 내내 자문했다.
'왜 침팬지가 생각이 있고 감정이 있다는 것을 증명해야하는가?'
왜 언어가 인간의 고유한 특성이 되어야할까? 대다수의 인간 동물이 말하는 '인간성'이라는 것이 왜 언어로 증명되어야 하는 것일까? '인간성'을 왜 증명해야하는가? 인간 동물이 가지고 있는 '인간성'이 비인간 동물이 가지고 있는 감정/감수성과 다르다는 것을 왜 증명해야하는가? 왜 인간 동물이 다른 비인간 동물과 다르며 아주 특별한 존재라는 것을 증명해야하는가? 인간 동물의 '인간성'을 증명하기 위해서 비인간 동물을 야생에서 잡아 오고, 강제로 무리와 분리 시키며, 실험이 종료되면 버리는 것이 허용 되는가?
침팬지 님 침스키의 전기를 읽었지만 책을 읽는 내내 실험동물을 대하는 방식의 비윤리적이며 비인간적이고 비인도적인 모습과 마주할 수 밖에 없었다.
또, 수화에 대한 이해 없이(나도 이해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침팬지에게 수화를 가르치는 건청인의 행동도 마음에 안 들었다.
침팬지에게 수화를 가르치는 실험을 했던 연구자 대다수가 수화를 잘 모르는 상태로 침팬지에게 수화를 가르치는데, 도대체 영어를 모르는 한국인이 일본인에게 영어를 가르치는 것과 무엇이 다른 것인가?
중간에 잠깐 나오는 에피소드이지만, 님과 대화를 할 때 '원래 수화를 언어로 사용하는' 농인과 '수화를 언어로 습득한' 수화통역사는 님의 수화를 문장으로 표현했다. 하지만 '수화 언어를 모르는' 건청인은 님의 수화를 '단어/음절'로만 알아보고 있었다.
님 침스키를 읽으며, 나는 그저 어이가 없을 뿐이다.
님을 비롯해서, 침팬지를 비롯한 모든 영장류가 모든 동물은 자신의 존재를 증명할 필요가 없다.
인간이 인간 동물 특유의 특성을 찾고 싶다면, 인간 스스로를 탐구해야 할 문제이다.